초등학교 6학년인 딸애는 매주 화요일 밤(11시)에 방송하는 '서세원 쇼'를 보고 싶어서 안달이다. 토요일의 재방송을 보라고 하면 "내일 학교가면 친구들의 대화에 끼일 수 없다"며 '실루엣토크'만 보게해 달라고 조른다. 딸애는 실루엣토크 속에는 연예인들의 숨겨진 생활모습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서세원 쇼'는 "세대를 뛰어넘는 진솔한 이야기와 웃음으로 온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편안한 토크쇼를 지향한다"라는 기획의도처럼 초등학생까지 포함하는 그야말로 세대를 뛰어 넘는 시청자를 갖고 있다.
그러나 기획의도대로 시청자들에게 과연 편안함과 즐거움을 줄까? 연예인들의 가공되지 않은 모습을 본다는 것은 솔직히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이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쳐 출연자들끼리의 잡담수준에 머무는 게 문제로서, 이 점이 필자가 '서세원 쇼'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주 26일에는 한류열풍의 주인공 '안재욱'이 초대되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연예인으로 좀체 방송에 나오지 않는 뮤지컬배우인 주원성.전수경 부부를 비롯해 박경림, 이주노씨 등이 나와서 토크쇼의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실루엣토크에서 박경림은 안재욱과의 술자리 얘기를 하면서 거의 혼자 수다를 떨었다.
물론 솔직하고 재미있는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술자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이지만, '음주문화'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사담을 자제하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쟤가 누구인지 알겠네", "내가 니한테 했잖아", "서세원씨 웃기고 계시죠" 등등 경어를 쓰지 않는 부적절한 방송언어 사용이 진행자와 출연자 모두에게 도가 넘어서 있다. 쇼프로그램에 익숙지 않은 전수경씨가 말을 시작하자마자 잘라버리는 등 출연자에게 면박을 주는 진행자의 태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토크쇼는 엄연히 시청자라는 손님 앞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행동이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외면한 연예인들의 속어,반말 등 말장난을 지양하고,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디어모니터회 류순희 soon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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