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최신호에는 한국에서 연간 150만~200만건의 낙태 수술이 성행,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에서 매년 60만~8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해마다 태아 4명중 3명을 낙태시키는 꼴이란 것이다. 그런가 하면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위스키 등 독주 소비량에서 1인당 연간 11.9ℓ로 나머지 회원국 평균 소비량(2.1ℓ)의 5.7배로 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통사고 발생건수 또한 자동차 1만대당 평균 234.8건으로 세계 최상위권이다. 물론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세계 통틀어 최고는 아니지만 '꿈의 제전'이라 할 월드컵을 개최할 수준의 나라치고는 최악이다.
이처럼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세계 최고' 퍼레이드는 성형 수술부문에서도 여전히 계속된다. 어디를 가나 오뚝하고 날카로운 콧날, 쌍꺼풀진 커다란 눈, 갸름하게 깎아낸 턱, 게다가 노랑, 빨강, 파랑으로 변색된 머리털 하며…. 지구상에서 우리만큼 성형수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없다는 설명이니 참 충격이다.
▲우리네 세상 살아가는 이러한 모습이 외국인들 눈에는 혹시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퍼 마시고 얼굴 뜯어 고쳐 분칠하며 억지 미남 미녀 노릇하는 '거짓된 사람'들로 비치지나 않을지, 더구나 교통사고 세계 제일과 '낙태' 세계 제일의 오명이 겹쳐서 '많이 마시고 방종하며 생명 귀한줄 모르는' 배금주의(拜金主義)가 이 땅에 팽배했다고 매도 당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이 와중에 요즘 어린이 설소대(舌小帶) 제거 수술이 유행한다는 소식은 우리를 황당하게 한다. 영어의 L과 R발음이 잘되게 하기 위해 혀 밑의 물갈퀴 같은 부분을 절제한다는 것인데 자녀 교육에 열성인 젊은 어머니들이 심심찮게 시술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재미(在美)한인들이 영어 발음에 문제가 없는 것만 보더라도 '설소대'는 문제가 안된다고 장담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말에 L과 R발음의 구별이 없기 때문에 귀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인데도 극성스런 어머니들이 "영어만 잘 할 수 있다면…" 하면서 애꿎은 혀를 잘라내고 있다니 그저 기가 막힌다. 설령 영어를 잘 할 수 있다한들 혀까지 손 대면서까지 극성을 부릴 이유가 있을는지 선뜻 납득 안가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어느 신문이 이런 현상을 두고 "한국에서 영어가 종교(宗敎)가 되고 있다"는 보도한 것을 되씹으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경이 된다.
우리 선조들은 갑오경장때 단발령(斷髮令)에 항거하며 "머리를 깎으려면 차라리 내 목을 자르라"고 항거했다. 그리고 그후 100여년에 우리들은…. 아무래도 극(極)에서 극으로 치닫는 '냄비 근성'을 우리는 갖고 있는 것만 같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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