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모랑 자녀랑-엄마랑 함께하는 과학실험

"비커에 있는게 뭐죠?" "이건 물이고, 이건 기름 아니 식용유" "삼각 플라스크에 물을 붓고 다시 식용유를 부어 섞어 보세요".송은경(33.여.대구시 범물동)씨는 아들 상근(6)이와 한창 실험을 하고 있었다.

아직 어리지만 이런 실험을 여러번 해봤다는 듯 상근이는 엄마가 시키는 걸 어려움 없이 해냈다. 플라스크를 신나게 흔들던 상근이는 "어, 엄마 왜 이렇게 안 섞어요?"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송씨는 물과 기름의 성질을 차근차근 설명해준 뒤 "이번에는 파란 색 물감을 푼 물을 스포이드로 기름에 떨어뜨려 봅니다.어떤 현상이 벌어지죠?"라며 실험을 이어갔다. "야! 기름 속에 풍선들이 생기네요. 근데, 근데, 터져버렸어요". 눈을 동그랗게뜨고 플라스크를 들여다보던 상근이는 신기하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초등학교 특기.적성 교사 경력까지 있는 송씨. 그러나 자녀 교육에서는 그런게 큰 의미가없더라고 했다. "실험기구를 갖춘 학교에서는 설명하고 실험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집에서 아들과 해보려니 다른 엄마들과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 시기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데 과학실험 만한 게 없으니 가만 있을 순 없었죠".송씨는 몇달전 인터넷, 과학 교구상 등에 알아본 뒤 기초적인 실험에 필요한 과학교구를 구입했다. "처음엔 집에 있는 걸로 실험을해 보려 했는데, 초콜릿과 바나나 녹이기 실험을 가스레인지로 하다가 다 태워먹은 뒤 포기했죠. 알아보니 2만원 안팎이면 어지간한실험 기구는 다 들어있는 교구를 살 수 있더군요".

유난히 호기심이 많은 상근이는 벌써 많은 실험을 해봤다고 했다. "색소를 물에 풀면 물감을 만들 수 있는데요, 빨강이랑 파랑이랑 섞으면 보라색이 되고요, 모든 색을 다 섞으면 검정색이 돼요. 여기 있는 꼬마불은 어떻게 밝히는지 가르쳐 드릴까요?"실내를 둘러보니 과학교구만 있는 게 아니었다.

벽장에는 우유팩을 자르고 휴지를 깔아 키워낸 무순이 놓여 있었고 TV 옆에는 유리그릇에금붕어 두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싹에 물 주고 금붕어 밥 주는 걸로 일과를 시작한다는 상근이. 유치원에 갔다오면무싹이 자라고 금붕어가 노는 걸 관찰하는 것 만으로도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벽에는 관찰하고 상상해서 그린 그림들이 빽빽이 걸려 있었다.

"학원에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어릴때부터 과학이나 실험, 관찰 등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집안에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송씨는 "글쓰기나 그림그리기 등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어 여러모로 성과가 있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