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게이트'에 대한 검찰 재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관계 로비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돼온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의 '폭넓은' 행보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특히 김씨가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에게 공적자금 유치를 위한 로비를 약속하고 거액을 받는 등 이른바 '정현준 게이트'에도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김씨의 실제 역할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컸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진씨에게서 받은 12억5천만원 중 재작년 수사 때 횡령한 것으로 드러난 4억1천800만원 말고도 9천만원을 더 횡령한 사실을 밝혀낸 데 이어 이 돈과 별도로 수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추가로 받은 수억원 중 상당 부분이 금감원 조사무마 및 진씨 구명을 위한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씨 차명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는 등 자금흐름을 집중 파악중이다.
재작년 9월 수배중이던 진씨에게 "관계 공무원에 대한 로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도록 해주겠다"며 50억원을 요구한 것은 김씨가 진씨의 선처를 위해 검찰을 적극 접촉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
실제로 진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던 2000년 11월 김씨가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과 함께 대검간부를 방문한 것은 이런 개연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검찰은 김씨 등이 진씨의 불구속을 위해 접촉했던 인사와 당시 정황을 조사중이지만 결과적으로 진씨가 구속됐다는 점에서 검찰에는 금품로비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김씨가 모 투자자문사 회장의 소개로 KDL 부회장으로 영입된 뒤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등의 '예우'를 받았을 뿐 아니라 공적자금 유치 알선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사실이 새로 드러남에 따라 '정현준 게이트'에도 깊이 개입했을 것으로보고 김씨를 추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옛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인 김씨가 민주당 김방림 의원을 비롯한 정.관계 로비의혹을 푸는 열쇠를 쥔 인물로 꼽히는 것도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김씨는 2000년 9, 10월 김 의원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고 이미 재작년 검찰수사에서 털어놨을 뿐 아니라 이번 조사에서도 금품전달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또 진씨측 로비내역을 기록했다는 '김재환 로비메모'를 작성, 보관해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그의 말 한마디에 정치인들의 명암이 엇갈리게 생겼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검찰은 진씨가 작년 재수사 당시 "김재환씨가 자신의 수첩에 로비내역을 메모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 김씨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관계 인사들의 신원을 캐고 있다.
김씨가 가까스로 수사망을 피해 시작했던 도피생활을 접고 귀국한 것도 검찰수사에 응할 각오가 돼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수사결과에 더욱 시선이 쏠리게 만들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