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노무현 후보간 이념공방이 대구-인천-경북으로 이어지는 '슈퍼 3연전'을 앞두고 이 후보측의 파상적 이념공격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의 '좌파적 정권' 발언에 이어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이념논쟁이 정치권 전반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후보의 노 후보에 대한 3개항 공개질의=이 후보는 3일 오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는 TV토론에서 초선의원 때까지 미군철수는 자신의 생각과 같았다고 인정했고 지난해 11월 한 특강에서 '남북한은 미국과 소련을 등에 업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분열세력이라 했다"면서 "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 후보는 한 기고문에서 통일 이후 한국의 정체성이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체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공개 질의에 대해 노 후보는 "최소한의 상식적 논리구조조차 갖추지 못한 문제제기로 답변할 가치를 못느낀다"고 일축했다.
▨노 후보 장인 문제=이 후보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는 이날 노 후보 장인의 '좌익활동'을 다룬 일요신문 기사의 복사본을 배포하며 노 후보 처가의 사상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사는 "노 후보의 장인 권 아무개씨가 한국전쟁 당시 좌익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형을 살다 지난 71년 한 교도소에서 옥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또 이 기사에는 "지난 97년 노 후보도 이를 확인하고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단편이었으며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적고 있다.
이와 관련, 노 후보는 이날 경북지역 지구당 순방 도중 "오래전부터 책에 썼고 여러군데서 공개적으로 해온 얘기"라며 "이를 문제삼는 것 자체가 극우적 시각으로 시대에 맞지 않으며, 꼭 한나라당 시각으로 이 후보는 차라리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 게 낫지 않느냐"고 역공했다.
그는 이어 '연좌제'가 있던 당시 판사 임용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없지만 판사가 되고 나서 이상하다 싶어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의) 의견이 고시에 합격해서 발령받은 것은 이미 장인이 사망한 시점이어서 문제가 안된다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지난 73년 결혼해 75년 고시에 합격한 뒤 77년 판사에 임용됐고, 장인은 71년에 사망했다.
▨한나라당의 노 후보에 대한 공세=이 전 총재의 '좌파적 정권 연장 기도' 발언에 이어 남경필 대변인은 3일 "노 후보의 장인이 무려 18년간 복역한 것은 단순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노 후보가 전면에 나서 명백히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노 후보의 부인은 47년생으로 25세가 될 때까지 부친이 복역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부인도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이와 관련, "냉전적 사고와 기득권.특권의식을 갖고 지역감정을 부추겨 나라를 분열에 빠뜨려온 이 전 총재가 이런 것들을 버리지 못하면 국가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고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시대착오적 색깔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시장경제의 토대위에서 화해와 협력을 하는 민주주의 시대"라고 자신의 이념을 '시장경제 토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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