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분노'외칠뿐 대책없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이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아랍권의 이-팔 폭력사태에 대한 대응 전략이 혼선을 빚는 등 중동사태 해결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미국=중동 사태가 연일 악화되면서 부시 대통령의 외교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강력한 친 이스라엘 입장을 견지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는 미국은 최근의 중동사태에 대해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외교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특히 미국의 이스라엘에 편중된 중동정책으로 인해 9.11 테러이후 결집한 대 테러 동맹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더욱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제임스 린세이는 "아랍세계에서는 현재 미국과 동맹을 맺는 것을 불리한 일로 간주하고 있으며 중동국가들은 아직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는 않았지만 차츰 미국에서 멀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 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과 국제사회간 새로운 긴장관계가 형성돼 결과적으로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 알 카에다 테러조직망 소탕을 위해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중요한 협력을 얻으려는 미국의 노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기력한 아랍권=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흥분한 아랍 군중들의 성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아랍국가들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말싸움만 벌이는 무기력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아랍권에서 백출하고 있는 대응책 중 하나는 이스라엘에 대한 단교조치.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이집트, 요르단, 모리타니에 즉각 단교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이집트는 3일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축소를 발표했지만 상징적인 조치일 뿐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라크의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수출금지 주장에도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은 반대입장을 밝혔고 리비아의 사우디 평화안 철회 요구에도 대부분 아랍국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등 핵심 아랍국가 지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미국의 개입 뿐이다. 아랍연맹은 6일 긴급 외무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했으나 이스라엘을 강도높게 비난하는 것외에 아랍권 공동의 대응책 마련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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