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동원 특사 방북 성과와 전망

임동원 특사의 3박4일 방북은 '특사' 파견의 성과를 최대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특사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김대중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귀환 길에 김 위원장 친서까지 휴대하는 등 남북 최고지도자간의 '가교역'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는 또 답보상태를 면치못하던 남북관계도 대전환의 계기를 맞도록 했다.

◇공동보도문=지난해 11월 북측이 9·11테러이후 남측의 비상경계태세를 문제삼아 연기했던 4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달중으로 성사된다. 장소는 금강산으로 확정됐다. 이미 4차 상봉을 위해 100명씩의 명단은 교환됐기 때문에 몇차례의 연락관 접촉이면 준비가 마무리된다. 또 경의선 연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도 성과다. 서울~신의주 구간중 끊긴 문산~개성간 12Km를 잇는 경의선 철도 연결 및 도로개설은 이미 남북이 5차례 실무회담을 열어 41개항에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북측의 합의서 서명 연기로 그동안 진척을 보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임 특보 일행의 귀환 일정이 연기된 것은 북측이 경의선 연결문제에 대한 군부의 동의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의선 문제는 내달 중 열기로 합의한 제2차 경협추진위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또 △개성공단 △민간선박 영해통과△동해공동어로 △남북한과 러시아철도연결과 가스관 연결협력 등도 논의된다. 이와 함께 남북간 군사신뢰 구축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방안도 합의됐다. 지난 2000년 중단됐던 1차 국방장관 회담후 중단됐던 군사당국자간 회담도 개최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번 합의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해결과 북-미대화 재개 등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후 과제=이산가족 상봉, 경의선 연결, 남북경협추진위, 군사당국간 회담 등 남북관계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4월말부터 6월말까지 아리랑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남측 참관단이 평양을 드나들고 8월에는 8·15 민족대축전이 열릴 것으로 보여 적어도 8월까지는 남북교류 일정이 숨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성과에도 이번 합의는 이행과정에서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식이든 비료와 식량지원이 있게 될 것이고 아리랑 축전 참관 허용 등의 과정에서 '퍼주기' '끌려다니기' 등의 비난여론이 일부 예상된다. 특사 파견를 통해 어렵사리 다시 풀어낸 남북관계라는 호평의 다른 한편에서는 합의사항 이행과정에 의혹의 눈초리도 따라다닐 것이라는 지적이다.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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