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LG 11대5 대파

좋은 날씨, 흥겨운 식전 행사, 가득찬 관중 등 모든 것이 갖춰진 개막 잔치를 승부에서 망칠 수 없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잔치상 위에 올렸다. 삼성은 달아나면 따라붙는 LG에 넌더리를 내다 8회 진갑용의 3점 홈런 등 크게 한 번 힘을 써 상대를 무릎꿇렸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개막전 성적 11승1무9패를 기록했다.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삼성은 진갑용, 이승엽, 양준혁, 마해영 등이 폭죽같은 홈런과 안타를 퍼부으며 LG에 11대5로 이겼다. 삼성 김응룡 감독은 LG의 저력이 나타나는 순간 선발 임창용을 교체, 웅성거림을 자아냈으나 이후 오상민 김현욱 등이 호투, 결과를 좋게 이끌어냈다.

삼성은 LG 선발 만자니오를 맞아 2회말 김한수의 좌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4회초 이병규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내준 뒤 5회말 이승엽과 브리또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달아났다.그러나 뒤이은 6회초 임창용이 집중 4안타를 얻어맞으며 2실점, 다시 동점을 허용하자 노장진과 오상민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려 서둘러 불을 껐다.

삼성은 6회말 무사 1,2루에서 이승엽이 통렬한 우중월 3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다시 2점을 앞서나갔다.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바뀐 타격 폼으로 결대로 치면서 장타를 만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7회 1점을 내줘 다시 1점차로 쫓긴 8회말 삼성 타자들은 매섭게 달려들기 시작했다.박한이의 우전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이전 타석까지 3번의 삼진을 당해 체면을 구겼던 양준혁이 1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1점을 얻었다. 이어 계속된 기회에서 마해영의 2타점 중전 적시타, 진갑용의 좌월 3점 홈런이 잇따라 작렬하는 등 타자 일순하며 6득점, 승부를 갈랐다.

한화는 송진우의 완봉 역투로 롯데를 7대0으로 이겼고 기아는 이종범의 역전타를 발판삼아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을 4대1로 꺾었다. 현대는 연장 10회 박재홍의 개막 사상 첫 끝내기 안타로 SK를 3대2로 제압했다.

송진우는 9이닝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지난 93년 김상엽(당시 삼성) 이후 9년만이자 통산 7번째 개막전 완봉승의 주인공이 되며 선동열 KBO 홍보위원이 보유중인 프로야구 최다승기록(146승)에 1승차로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