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자녀에게 공중도덕 가르치자

지난 토요일 저녁 E마트 성서점에 갔다. 장을 본다고 이것 저것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한 후 집으로 향하려는 데 시끄럽게 소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순간 불이 났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온갖 생각이 다들었다. 만약 불이 났다면 오늘은 토요일 오후이고 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것인가. 벨이 울리자 다른사람들도 동요를 일으키는 듯 했다.

잠시 불안한 시간이 흐른후 벨 소리는 멎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직원의 음성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어린아이의 소방벨 작동으로 인해 발생한 사태니, 손님 여러분들은 안심하시고 즐거운 쇼핑하십시오".

주위를 둘러 보니 방화셔터가 반쯤 혹은 완전히 내려진 모습으로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그리고 E마트 보안요원들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있고, 직원들 또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를 잘 보고 있어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 아이 나무라기를 꺼리는 요즘 어머니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우리가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서 장을 보다보면 아이들이 물건을 아무렇게나 다루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대개 부모들은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늘 이렇게 아이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하다보니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영어학원, 미술 학원 등 이 학원 저 학원 나이를 막론하고 이것저것 가르치기에 급급해 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뛰어난 지식을 먼저 가르치기 전에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공중도덕과 질서를 가르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지은(대구시 용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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