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외국사람들과 겨루어서 뒤지지 않을 스포츠는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기라는 생각이 든다. 양궁이나 복싱. 배드민턴, 빙상의 쇼트트랙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무아경지의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양궁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고 지금은 주춤거리고 있는 복싱도 60~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무대에서 알아주는 '펀치 강국'이었다. 양궁을 제외한 이들 종목의 특징은 힘의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승부를 결정낸다. 한순간에 몰아치는 복싱. 내리 꼽는 배드민턴, 틈만 나면 치고나가는 쇼트트랙이 바로 그렇다.
▲특히 쇼트트랙은 순간 스피드가 어느 종목보다 필요한 경기다. 트랙이 고작 111.12m이기 때문에 앞에 있는 주자를 추월하자면 0.1~2초사이에 온힘을 쏟아 넣어야 한다.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팅과는 달리 기록경쟁이 아닌 순위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선두유지가 그만큼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상대적인 스포츠다.
레이스 기술은 빠르기만큼이나 중요하고 경기경험 축적은 경쟁자를 제치는 절대요건이다. 선수들간에 몸싸움이 어느 종목보다 치열하기 때문에 부상방지를 위해 반드시 헬멧을 쓴다. 코너를 돌 때 왼손으로 빙판을 짚는 것이 허용된다.
▲김동성이 '분노의 질주'를 했다. 세계랭킹 1위이면서도 지난 2월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 텃세판정으로 노메달 수모를 겪었던 김 선수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02년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전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의 일. 1천500m와 500m 석권에 이어 8일(한국시간)에 남자 1천m와 3천m 슈퍼파이널, 5천m 계주에서도 정상에 올라 개인종합 우승을 포함해 대회 전관왕(全冠王)인 6관왕에 올랐다.
▲이번 전관왕 쾌거는 지난 87년 창설된 세계 선수권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고 남녀 통틀어 첫 테이프를 끊었다. 김동성의 레이스 기술은 다양하기로 소문나 있다고 한다.
용수철처럼 신호와 함께 튀어나가 질주하다가도 속도를 줄였다 다시 올려 상대 선수의 혼을 빼는 기술은 어느 선수보다 뛰어나다. 1m75㎝, 68㎏의 단단한 체구.
쇼트트랙을 하기에는 아주 적합한 체격이기 때문에 순간 스피드도 가히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김동성을 이을 후계자 양성이 급하다. 김기훈.이준호.채지훈에서 보듯 20대 중반이면 경기장을 떠났기 때문에 서둘러야 할 일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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