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경선주자 인터뷰-최병렬 전부총재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최병렬 의원은 8일 '이회창 필패론'을 내세우며 "한나라당이 중심이 된 보수성향 국민의 대연합으로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여당 후보에 엄청난 차이로 뒤지고 있고 재역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한 뒤 "국민 70%에 이르는 보수를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출마 이유는.

▲여당은 대선 필패론에 따라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당은 무너져 가는 대세론을 보면서도 그냥 붙잡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는 하나마나한 '필패'형국이다. 보수성향의 국민 대연합으로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며 이 일은 나만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마하게 됐다.

- 보수의 의미를 규정해 달라.

▲보수는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수구가 아니라 개혁을 동반한다. 보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예측가능한 사회를 추구한다.

- 이회창 후보도 보수를 지향한다.

▲이 후보도 보수를 말하지만 왔다갔다 했다. 중요한 것은 기득권에 집착하는 수구가 아니라 개혁적 보수세력까지 묶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조직화되고 훈련된 진보세력은 여당의 특정후보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지만 보수세력은 산산조각으로 흩어졌다.

- '이회창 대세론'은 거품인가.

▲위험천만하다. 이번에 다시 정권을 놓치면 당이 살아남을 수 있겠나. 그간 한나라당은 제왕적 총재의 대세론에 합창해 왔다. 나 역시 합창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격차가 20%정도 차이가 난다. 15% 차이가 난다해도 유권자 450만명이다. 이 정도라면 이 후보 자신의 힘으로 치고 올라오기 어렵다.

- 노풍(노무현 바람)을 어떻게 보나.

▲거품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아니다. 조직없이 인기만 올라가는 것이 거품이지만 거대여당이 조직과 돈 홍보기술을 대거 투입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특별한 악재가 터져 폭삭주저 앉지 않는 다음에야 절대 거품이 아니다.

- 왜 대통령이 되려 하나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뜻에서 나서게 됐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때보다 훨씬 정제시켜 나라를 한단계 더 성장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경제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안보와 외교관계에 집중할 생각이다.

-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만류했다고 들었다.

▲이 후보와 신라호텔에서 밤늦게 만나 1시간여동안 많은 얘기를 했다. 그는 나의 출마를 만류했지만 나는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정계개편에 대한 소신은.

▲민주당 노무현씨가 이념 중심의 정당으로 개편하자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지역중심에서 이념과 노선에 따라 뭉쳐야 한다.

- 김종필 자민련 총재나 박근혜 의원과도 손을 잡을 생각이 있나.

▲보수성향을 가진 모든 이와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다. 김 총재나 박 의원,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도 연대나 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포용의 반대쪽에 갔다.

- 이회창 후보가 말한 '좌파적 정권' 발언에 대한 입장은.

▲색깔론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서양의 정치발달 과정을 보면 좌우는 선악이 아니다. 평등이냐 아니면 성장이냐를 두고 달리하는 정책적 견해를 중심으로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

- 김만제 의원이 선대위원장, 최병국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다.

▲나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이회창 후보와도 멀지 않다. 많은 이들이 뒤에서 돕지만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워 한다. 대변인을 구하려 하니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는 점에서 꺼려하더라.

- 이회창 후보의 빌라파동을 어떻게 보나.

▲이 후보의 가족과 관련된 사건이 신문에 보도된 걸 보고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당원과 한나라당에 기대를 건 사람들은 물론 집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 대구.경북 선거인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가가 대구 남산동에 있을 정도로 TK는 나와 각별하다. 그러나 지역을 떠나 정국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나라가 큰일난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대담 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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