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멋들어진 조합인 조그만 카페, 커피와 음악. 거기다 가끔씩 실황연주회라도 열리는 공간이라면 단골들은 쉬쉬하며 지인들끼리 그 여유있는 아늑함을 즐기려고 숨겨두기 마련이다.경북대 북문 맞은편에서 골목길로 한참 들어간 곳에 있는 카페 산책(959-1626)은 이러한 여러가지 조건을 꽉 갖춘 공간이다.
이 곳은 음악에 빠져 직장을 그만두고 카페를 차린 권중혁(37)씨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40여명이 채 앉지도 못하는 공간이지만 커피 나무 분재들이 줄지어 있고 한 면을 차지하는 4천여장의 LP와 CD, 진공관 앰프와 함께 일반 공간에서는 잘 보기 힘든 인피니티 스피커도 금방 눈에 들어온다.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싶어 시작했는데 단골들이 많아 그럭저럭 꾸려간다"는 권씨의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은 여유와 넉넉함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짙은 커피향은 여느 카페와 비슷하지만 좁은 공간을 나름대로 분할해 '음악, 미술, 책과의 산책'이라는 컨셉으로 구성했다.그 중 가장 관심을 쏟는 곳은 음악.
매달 1, 2회씩 장르에 관계없이 연주회를 갖는다. 그동안 이월숙(플루트, 대구시향 수석단원), 김태진(바리톤)씨를 비롯, 소리현악4중주단, 재즈콰르텟 등이 공연을 가졌고 여름에는 가까운 야외에서 야외음악회도 가질 계획이다.
경북대 예술대 교수인 정욱희 심송학 정희치 강중수 이상경씨 등이 단골이며 지난해 9월부터는 음악회때마다 CBS방송이 공개녹화도 하고 있다.최씨는 "지난달에는 단골손님들이 후원회까지 조직, 출연진 개런티나 연주자 섭외를 맡고 있어 든든한 힘이 된다"며 "작은 모임이지만함께 대구의 문화를 가꿔나간다는 보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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