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9일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골을 넣지 못하고 상대방의 자살골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필요없다"며 '이부영 대안론'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아직 당심과 민심이 괴리돼 있으나 조만간 민심이 당심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회창 필패론을 얘기했다.
▲이른바 대세론이 꺾이지 않았나. 또 그간 이 후보가 보여주었던 자신감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분이 내세운 장점이 법과 원칙을 존중해 왔던 것이라면 지난 대선 당시 두 아들의 병역문제와 최근의 빌라파동, 손녀딸 국외출산으로 도덕성에 흠결이 생겼다. 당 위기 수습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친화력과 통찰력 부족, 우유부단한 리더십으로 감동을 기대할 수 있나.
-이부영 대안론이 왜 가능한가.
▲확신이 있다. 나는 보복사정까지 당하며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온 몸으로 맞섰다. 원내총무를 하며 선거법 협상에서 당의 요구를 100% 충족시켰고 의석 과반수 획득의 기초를 닦았다. 지금까지 온갖 불이익과 모멸을 당했고 세가 약하다는 이유로 행랑채 곁방살이를 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한나라당이 처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인가.
▲의석수가 과반에 육박하자 야당탄압 당시 뒤에 숨어있던 세력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회창 후보가 그들에 얹혀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것이 결정적으로 당을 위기에 빠뜨린 원인이다. 당이 (구여권 인사들에 장악돼) 수구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보혁논란이 거세다.
▲보수와 진보를 양분하는 것이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다. '원조 보수'라니 참, 원조 곰탕집 싸움이라도 하자는 것이냐. 정치는 자동차 운전과 같다. 언덕이나 평지, 뒤로 갈 때, 그때그때 맞는 기어를 선택해야 된다. 고비마다 필요한 정책을 선택하면 된다.
-이 후보의 성향은 보수와 진보중 , 어느 쪽인가.
▲나는 보수와 진보 모두를 아우르는 개혁주의자다. 오히려 보수적 측면이 많다. 보수주의자인 에드몬드 버크는 '보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혁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다.
-노풍(노무현 바람)을 어떻게 보나.
▲노 후보의 약진을 보면서 젊은 유권자들이 변화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본다. 희망의 싹을 본 이것이 지역과 계층을 넘는 약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김대중 정권의 부정부패와 국기문란을 심판하길 원한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의 수구적인 모습에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아이러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나 야당을 보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당내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하나.
▲한나라당에서 희망을 찾지 못했던 젊은 유권자들에게 대안이 되고 싶다. 아직 당심과 민심이 괴리돼 있다. 민심이 당심을 바꿔낼 것이다.
-노 후보와 성향면에서 닮았다.
▲나는 지역주의와 금권정치의 화신이 된 3김 정치에 저항, 불이익을 받았다. 노 후보는 그런 3김 정치를 받아들이고 DJ곁에 간 사람이다. 이같은 차이에서 노 후보를 이길 자신이 있다. 노 후보도 장점이 많다. 대선후보가 되면 그와 생산적인 개혁경쟁을 하고 싶다. 노 후보 보다는 내가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좋은 경쟁이 될 것이다.
-24평형 아파트가 불편하지 않나.
▲딸은 시집가고 아들은 제대후 기숙사 생활을 해 지금은 아내와 단둘이 산다. 지금 사는 집도 사실 집사람이 마련했지만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선에서의 애로점은.
▲4월13일이 인천 경선일인데 국민참여 선거인단 마감이 3월20일이었다. 이 후보조차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는데 선거인단 공모를 마감했다. 공모당원 모집도 일반국민이 아니라 당원을 모았다. 그래서 경선일정을 늦춰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하더라. 나는 한나라당 대의원을 믿는다. 뻔히 질 후보를 어떻게 뽑겠나. 민심이 영향을 받으면 당심도 변할 것이다.
▨신상명세서
△생년월일=1942년 9월26일 △출생지=서울 종로구 내수동 △학력=서울 용산고, 서울대 정치과 △경력=동아일보 기자,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한나라당 부총재, 국회 기후변화협약대책특위 위원장, 14.15.16대 국회의원 △재산=1억1천450만원 △병역=육군 병장 전역 △가족=손수향(56)씨와 1남1녀 △존경하는 인물=김구, 장준하 △좌우명=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대담.서영관 정치2부장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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