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수동비리 검찰수뇌부가 묵살?

도승희씨의 수뢰사건을 본격수사하기 한달전인 지난해 10월, 대검중수부가 아태재단 이수동씨의 연루의혹을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에게까지 보고했던 사실이 보도되면서 검찰의 묵살의혹과 함께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김대웅(현 광주고검장)씨에게 이정보를 흘린 간부가 과연 누구냐에 검찰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결국 당시 대검의 수사 및 보고라인에 대한 전면 수사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검사가 검사를 쫓아야하는 교활한 머리싸움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관련 검찰간 부의 대승적 결심을 촉구하고 싶다. 제살을 깎아야하는 '이명재검찰'의 곤혹스런 입장, 무엇보다도 내부기강을 중시하는 검찰조직의 요동, 신물나는 게이트에 지쳐버린 국민들의 사기(士氣), 이런 것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국록을 먹어온 공직자의 올바른 양심이 아니겠는가.

지난해초 이용호게이트를 맡은 대검중수부 수사팀은 중수부과장-수사기획관-중수부장, 그리고 신승남 총장의 라인 이었다. 이 네사람중 세사람은 김 고검장의 동생뻘이요, 한사람은 형님뻘이다. 과연 김 고검장에게 '이수동형님에게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지 여쭤보라'고 귀띔해준 사람은 형님일까 동생일까. 아니면 또다른 '형제'일까?

검찰에 따르면 대검수사팀이 작년 10월중순부터 도씨사건을 내사하면서 신 전 총장에게 도씨와 이수동씨 간의 관련성을 보고했다는 것이요, 도씨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이씨에 대한 대검수사는 멈춰버렸고, 이후 특검에서 이씨의 5천만원 수뢰 사실이 들통나 구속됐다.

이것이 사실이면 당시 검찰지휘부가 이씨를 사실상 비호했다는 정황에서 발빼기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수동씨가 김대웅 고검장으로부터 수사상황을 들었다는 날짜, 대검중수부가 신승남 총장에게 도승희씨 수사를 재가받은 날짜, 이씨가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한 날짜가 똑같은 '11월6일'이라는 것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사회정의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검찰의 간부가 머리카락 보일때까지 버티기작전으로 나간다면 그들은 여느 형사피의자들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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