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승부는 수비에서 갈린다

◈챔피언전 장기전 양상

대구 동양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던 프로농구 2001-2002 시즌 챔피언결정전이 장기전으로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차전에서 객관적인 전력 우위를 보이며 일방적으로 승리한 동양이 서울 SK의 수비농구에 막혀 2차전을 내주자 농구전문가들은 "이제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챔프전이 6차전 이상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두 팀은 11일 오후6시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갖는다.이 경기는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두 팀 주력선수들에 대한 수비에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동양은 1차전에서 빛을 냈던 '협력 수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차전 후 "동료의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 블록슛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힉스의 말처럼 동양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코트에 나선 선수 모두가 '한발 더 움직여 동료의 수비를 돕겠다'는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한다.

동양의 김진 감독은 "2차전 패배를 계기로 선수들이 정신력을 가다듬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동양은 그러나 주전들의 체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4강 플레이오프 최종전부터 지난 경기까지 3경기 연속 '베스트 5'를 집중 가동한 탓에 이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졌다.

2차전에서 새내기 김승현과 용병 라이언 페리맨이 지친 모습을 보였고, 마르커스 힉스는 1, 2차전에서 팀 공격을 주도하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따라서 동양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재미를 본 위성우와 박훈근 등 식스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6차전 이상 장기전으로 갈 경우 식스맨들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을 투입, 작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SK는 2차전과 마찬가지로 전희철과 김승현을 봉쇄하면 승산이 높다고 보고 이들의 수비에 주력할 방침이다. 2차전에서 서울 SK는 힉스를 풀어주는 대신 전희철을 단 6점으로 묶었고 포인트가드 김승현도 자유롭게 코트를 누비지 못하도록 임재현이 잘 막았다.

또 서울 SK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주목받았던 석주일, 김종학, 윤제한 등 식스맨들이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만큼 '수적 우위'로 동양의 주전들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