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의 엔화(貨) 자금 빌려 가세요".금융권에서 빌려 쓸 수 있는 자금 가운데 단연 금리가 싼 상품은 엔화 대출일 것이다. 산업은행의 엔화 대출자금의 금리는 평균 3%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화 대출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환(換)리스크'에 대한 일반인들의 우려감 때문이다.
엔화 대출을 받았는데 엔화 환율이 오를 경우 환차손이 발생한다. 반대로 대출금을 빌렸는데 엔화 환율이 하락한다면 환차익이 생긴다. 문제는 환율 예측이 전문가의 영역이기에 일반 기업인들로서는 엔화 대출을 받기가 꺼려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출당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적절히 활용하면 환리스크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도 가능하다.
'통화전환 옵션부 대출'이 바로 그것인데, 엔화 대출을 받은 뒤 환율이 상승해 환차손 발생이 예상되면 원화 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이 시행중인 원화 대출은 금리가 6~9%대로 엔화 대출보다 높다. 통화 전환은 대출기간 중 한 차례만 가능하며 이때는 소정의 수수료(0.3~1.2%)를 부담해야 한다.
환 리스크 헤지를 잘만 활용하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데다, 운이 좋아 엔화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대출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는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지난해 4월 산업은행 대구지점에서 엔화자금 122억원 차입한 성서공단내 중소기업은 엔화 환율 하락에 따라 지난 3월말 현재 대출잔액이 117억원으로 감소, 5억원의 환평가익을 올리고 있다.
엔화 대출은 금리가 싼 대신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엔화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현금흐름이 좋고 △부채비율이 200% 이내이며 △자본금 잠식이 없는 제조업체에 한해 엔화대출을 해주고 있다.
산업은행 대구지점 나홍빈 지점장은 "지난 한해 동안 총 809억원의 엔화자금을 신규 대출했으며 지난해말 현재 엔화대출 잔액은 2천308억원 규모"라며 "역내 기업에 대한 엔화 자금 공급을 크게 늘리고 환리스크 관리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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