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경선주자 인터뷰-이회창 전총재

◈국민대통합 이루겠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2일 "보수와 개혁은 서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지향하는 의미"라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개혁적 보수'를 정치노선으로 표방했다.

이 후보는 '노풍'에 대해 "일시적인 바람으로만 보지는 않으며 국민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담은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 변화의 방향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번 경선 레이스에서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당당한 우리 중심, 확실한 정권교체, 이회창'이다. 이번 대선은 부패하고 무능한 김대중 정권의 정권연장이냐 아니면 깨끗하고 유능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냐를 가름하는 선거다.

-이 후보의 '좌파적 정권' 발언으로 파장이 일었다. 당내에서는 '원조 보수' 논란마저 제기되고 있다.

▲나는 그동안 국민대통합과 화해의 시대를 열자고 주장해왔다.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보수일변도나 진보일변도의 편협한 생각으로는 엄청난 변화를 이겨낼 수 없다. 건전한 보수층과 합리적 진보는 함께 갈 수 있고, 가야한다.

-'노풍' (노무현 바람)의 위력이 어느 정도 거셀 것으로 보는가.

▲단순하고 일시적인 바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국민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변화의 방향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것인지 또 변화에 대한 기대를 담아 낼 그릇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국민의 예리한 눈으로 자격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고 국가 운영에 대한 진정한 실력과 경륜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엄밀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빌라 파동으로 고초를 겪었다. 주택으로 이사한다고 밝혔는데, 이것으로 빌라 문제가 끝났다고 보는가.

▲야당을 한다고 친지의 집을 빌려서 살았는데, 결과적으로 내 생각이 짧았다. 마음으로부터 반성하고 있다. 민심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를 뼛속 깊이 새기면서 정치를 하라는 하늘의 목소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 주변을 철저히 정리하고, 국민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후보 출마회견에서 이 후보 개인 문제와 관련한 '중상모략' 얘기를 꺼냈다. 향후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오래전부터 나와 가족 모두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음해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공인의 가족이 겪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있는 얘기를 가지고 공격해 오면 방어라도 하겠는데, 없는 사실을 가지고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나올 때는 방법이 없다. 있는 그대로 투명하고 진솔하게 밝히고 판단은 국민들께 맡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계개편에 대한 기본생각을 밝혀 달라. 이념이나 노선 중심의 정당재편을 어떻게 보는가.

▲국민이 선택한 정당구도를 인위적으로 개편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없다. 이념이나 노선 중심의 정당 구도는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지 정략적 목적으로 이합집산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배신이다.

또 보수와 혁신을 인위적으로 갈라서 만드는 보혁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도 강경 노선과 온건 노선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개혁을 지향하는 개혁적 보수를 어느 구도에 포함시키겠는가.

-최병렬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필패론'을 제기하고 있다.

▲필패론은 다시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겠다. 여당에서 불고 있는 바람을 쉽게 보지는 않지만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면 능히 잠재울 수 있다. 앞으로 자질과 능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누구에게 나라를 맡길지 정확하고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무엇이며 대책은 있나.

▲그동안 나의 집 문제와 당내 문제로 인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 같다. 그러나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월등히 앞설 때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우리 당이 경선을 잘 치르고, 후보를 중심으로 단합해서 다시금 국민들께 다가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상승세 이후 영남의 한나라당 지지성향도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얘기를 간혹 듣지만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영남과 우리 당의 관계는 그리 피상적인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부터 하나다. 지난 4년 동안 영남의 고통은 나의 아픔이었고, 내가 어려워 힘들 때면 영남인들이 나를 일으키고 힘을 주었다. 나와 영남은 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루어 제대로된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동지적 연대로 뭉쳐있다. 노풍에 약간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근본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신상명세서

△생년월일=1935년 6월2일 △출생지=황해도 서흥(원적:충남 예산, 본적:서울) △학력=경기고, 서울대 법대, 미국 하버드대 수학 △경력=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15.16대 의원, 한나라당 총재 △병역=공군 대위 △재산=12억4천500만원 △가족=부인 한인옥(64)씨와 2남1녀

대담: 서영관 정치2부장

정리: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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