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의 책

-침묵의 봄

환경과 생태계 문제가 21세기 화두로 등장하고 있지만 이 책은 이미 20세기 최고의 환경 도서이며 환경 문제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 1962년에 쓰여진 레이첼 카슨의 이 책은 우리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린다. 인간은 동물이며 특히 자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아무리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아도 자신의 기원인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1958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허킨스라는 친구의 편지를 통해 미국 정부가 DDT를 살포, 많은 새들을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횡포를 고발한다.

저자는 최초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코리브르 펴냄, 1만5천원.

-오블로모프

저자 I A 곤차로프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 1859년에 처음 출판됐을 때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지칭해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대작 중의 대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주인공 오블로모프는 관대하지만 우유부단한 귀족 청년으로 매력적인 여인 올가를 사랑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다.

이처럼 허무함에 빠지고 무기력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을 '오블로모프시치나'라고 부른 것도 이 작품의 영향이다. 옛 러시아 귀족주의 전통과 함께 초기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서로 불안하게 공존하는 당시 러시아 사회를 조명한 작품이다. 문학과지성사 펴냄, 1.2권 각 1만8천원, 1만4천원.

-천재과학자들의 숨겨진 이야기

세계 과학사에 업적을 남긴 20명의 과학자.기술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한 책. 꼼꼼한 메모광에 신경질적이던 뉴턴, 책을 거의 읽지 않았던 아인슈타인, 반신불수를 이겨낸 파스퇴르, 수학을 전혀 몰랐지만 위대한 화학자가 된 패러데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라부아지에, 한가한 백수였던 다윈, 우울증과 편집증, 피해망상으로 시달렸던 괴텔 등 역사적 과학자들의 다양한 삶을 조명하고 있다.

본문에 등장하는 과학 용어나 관련 인물들에 대한 주석을 날개 형식으로 달아, 본문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편집 방식이 돋보인다. 사람과 책 펴냄, 9천500원.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작가 박범신이 가족에게 바치는 산문집이다. 화가 우승우씨의 격조 높은 동양화 삽화가 곁들여져 묘미를 더한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딸 아름이에게 대한 아버지로서의 당부를 비롯해 영화사에서 연출부 PD로 일하는 큰 아들 병수,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막내 병일에 대한 부성을 잔잔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가난한 소설가 아내로서 고생을 할 뿐더러 소설 쓰는 데 방해된다는 괴팍한 작가의 신경질과 변덕을 아무말 없이 참고 견뎌온 아내에 대한 사랑과 뉘우침이 읽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깊은강 펴냄, 9천원.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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