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사진예술로, 컴퓨터는 컴퓨터 예술로, 비디오는 비디오 아트로, 레이저는 레이저 아트로, 인터넷은 웹아트로…. 미디어는 그 본연의 기능을 뛰어넘어 예술이 되었다. 앞으로 등장할 미디어도 그럴 것이다.
오늘날 하이테크를 많이 쓰는 기술자는 예술가가 될 확률이 높다.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누가 있는가? 의사, 연구원, 공항세관원, 검역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등이다.
농담이냐구? 아니다. 그럼 왜 이런 사람들이 예술가가 못되느냐구? 그것은 우리의 잘못된 예술교육과 예술제도 때문이다.
예술적 소양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다보니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성곡미술관에서는 '나는 작가가 아니다전(2000.11.17-2001.1.20)'이 개최되었다. 참여작가들은 의사, CF감독, 수집가 등등으로 그들은 미술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나 예술적 취지 등으로 볼 때 그들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붙여주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 전시는 '나는 작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작가다, 그리고 너희들 만큼은 할 수 있다!'라고 강하게 주장하고자 하는 일종의 시위였다.
이제 그들에게 미술가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4년 동안 미술대학 다니면서 미술을 공부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전시만을 보면 굳이 미술대학에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미술이론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미디어(media)의 등장과 기술 발전은 시각예술의 환경을 급속하게 바꾸어버렸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몇몇 대학에서는 '응용회화과'니 '영상미술과'니 하는 이름으로 과 명칭을 바꾸고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이름 바꾸는 정도의 미봉적인 대처로는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수가 없다.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술교육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미술이 산다.
대구시립미술관 건립전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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