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직업 직장인'확산일로

포항공단 ㅍ사 직원 이모(40)씨는 최근 시내에 식당을 개업했다. 낮에는 아내(38)가 꾸려 나가고 자신은 퇴근후 밤시간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종업원 4명을 둔 이씨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신분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 것.

다른 업체의 박모(47)씨 역시 회사에서는 '과장'이나 퇴근 뒤에는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는 '사장'이다. IMF 이후 경매를 통해 취득한 아파트 6채로 임대사업을 하면서 쏠쏠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집값이 올라 당장 처분해도 2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해 성공한 직장인 재테크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씨와 박씨는 "부업시작 뒤 몸은 더 피곤하나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건설업체 직원 윤모(38)씨는 지난 4년간 중단했던 주식투자를 올들어 다시 시작했다. 증시활황으로 석달만에 300만원 남짓 남겼다. 윤씨는 여윳돈이 생기는 대로 주식투자를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직장인의 복수직업 및 부수입 갖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감원한파가 진정되고 반납·삭감됐던 월급도 제자리를 찾았지만 평생직장의 개념이 엷어지면서 다시 닥칠지 모르는 실직 소용돌이에 대비하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또 과거에는 직장인 창업이 부업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식당·카페·슈퍼마켓·부동산 임대업 등 형태도 다양해졌다. 투자규모도 커진 것이 특징. 금융권 등 일부에서는 전체 근로자의 10% 가량이 부수입을 가진 계층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 때문에 기업체 인사·노무 관리자들은 "이들 복수 직업인들은 특근등 회사업무를 등한시하고 동료 간에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눈총을 받기 일쑤여서 언행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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