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공염불 돼버린 DJ '經濟전념'

진념(陳稔) 경제부총리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키 위해 사표를 제출, 수리됐다. 진 전 부총리는 장관 재임중 "정치가 경제를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 정치권의 바람을 차단해온 장본인으로 재계와 호흡이 비교적 잘 맞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만큼 이번에 비록 민주당측의 강력한 요청때문이라고 토를 달았을 망정 느닷없이 사표를 내고 정치인으로 변신하겠다고 나선 것은 스스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처사로 비난 받을만 하다.

민주당 정권 또한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경제부총리를 유임시킨다"고 한지 3개월만에 스스로 약속을 깨뜨린 단견을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들리는 바로는 민주당이 선거법 공판이 진행중인 현 임창열 지사를 뒤이을 후임자로 진 전 장관을 차출키로 하고 출마를 요청, 진 전 장관이 이에 따르기로 했다니 그렇다면 당의 요청은 중요하고 "정치 바람과는 관계없이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적 여망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지금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기부양에서 중도로 언제 어떻게 바꾸느냐가 초점이 돼 있는 시점이다. 이처럼 미묘한 때에 경제팀의 수장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더구나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인도를 의심한다면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심각한 것은 '김심(金心)' 즉 김대중 대통령의 마음에 있다고 본다.

DJ는 분명 지난 연말께 "정치에서 물러나고 경제에만 전념하겠다"며 민주당 총재직을 물러났다. 그런데 DJ는 이번에 민주당이 진 전 장관을 차출하자 그의 사표를 선뜻 수리, '잘 나가고 있는' 경제장관을 정치인으로 변신시킴으로써 스스로 경제보다는 정치에여전히 관심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문제란 생각이다.

우리는 물론 이처럼 DJ가 진 전 장관 사표를 수리한 저변을 시시콜콜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DJ가 "경제에 전념…" 운운하면서 여전히 정치에 깊숙이 간여하는 것 같아 찜찜한 것이다. 정치논리가 경제를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덧붙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