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조사는 않고 보호에만 앞장?

김대중 대통령 3남인 홍걸씨와 관련된 의혹은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경찰청 특수수사대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이런 나라도 있구나"하는 국민적 지탄으로 바뀌고 있다. KBS는 지난 12일 서울 모 호텔서 문제의 최규선씨에 대한 검찰 소환을 앞두고 대책회의 성격의 모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 고위간부(최성규과장)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최규선씨는 홍걸씨에게 9억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등 홍걸씨와 관련된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도가 나간 후최 과장은 직속상관은 물론 경찰청장에게도 연락도 없이 행방을 감추고 있다는 점이다. 떳떳하다면 왜 숨었을까.

따라서 청와대의 하명(下命)수사나 대통령과 권력 실세 친인척 관련 조사를 주임무로 하는 특수수사대가 되레불법적인 친인척 보호에나 나섰다는 의혹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아직은 일방적인 주장이기는 하지만 홍걸씨에게 4억원을빌려줬다는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A사의 유모 이사에 대한 수사를 특수수사대 최 과장과 상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대가 사건을 호도하기 위한 입막음용 수사에 동원 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무법천지인 셈이다.그 뿐 아니다.

여권 관계자 말에 의하면 최규선씨는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홍걸씨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있을 수 없는 간 큰 행동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지난해 국정원 김은성 전 차장이 김홍걸-최규선 비리커넥션 의혹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가 되레 질책만 받았다는 전례 때문이 아닐까.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가 너무나 허술했다는 증거다. "대통령 친인척을 감시해야할 자리에 대통령 아들이 민 인사가 임명되고" 또 "끼리끼리 의식까지 작용해서 빚어진 작태"라는 반성만으로는 안 된다. "섭섭할 정도로 철저히 친인척 관리를 하겠다"는김 대통령 자신의 약속을 실천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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