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권역별 대선후보 경선 출발지인 13일 인천경선은 '이회창 대세론'의 건재를 확인해 준 셈이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79.3%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은 반면 이부영, 최병렬 후보는 각각 14.3%, 5.6%에 그친 것이다. 이상희 후보는 0.7%에 불과했다. 이회창 후보가 독주한 '싱거운 게임'이었다.
사실 현 정권 출범 이후 4년동안 별다른 경쟁자없이 당 총재직을 계속 장악, 다져온 조직과 인맥을 감안할 경우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더욱이 대세론이 위협받으면서 이 후보 측은 초반부터 전력 투구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데서도그 결과는 짐작이 가능했다. 그는 인천의 11개 지구당 중 8개 지구당을 장악한 반면 이부영 후보는 자신을 지지했던 3개 지구당에서조차 표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회창 후보는 '필패론'이나 '후보교체론' 등과 같은 공세에서 벗어나 대세론에 탄력을 붙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당 안팎에선 이같은 판세가 남은 11개 권역경선에서도 대체로 재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러나 최병렬, 이부영 후보 측이 특정후보 줄세우기 등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면서 향후 상황에 따라 중도 포기할 수 있다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회창 후보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 후보는 "조직 동원에 의한 경선이라면 계속할 필요가 있겠느냐. 80%를 득표했다는 것은 공산당 선거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이부영 후보는 "인천지역 유권자 가운데 45세 미만이 67.2%나 됨에도 선거인단에는 38.2%밖에 들지 않았다. 향후 경선에서 시정되지 않을 경우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각각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오는 18일 울산 경선을 앞두고 지지도 만회를 위해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특히 최 후보의 경우 이곳 경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영남 후보임을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울산 경선에서 최 후보의 전략이 주효할 경우 대세론은 다시 역풍을 맞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이회창 후보가 향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노 후보와의 지지율을 좁히지 못하고 더욱 벌어지게 된다면 필패론이나 대안론도 다시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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