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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부끄러운 월드컵 개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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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10개의 경기장을 새로 지었지만 아직 월드컵을 개최할 만큼 축구발전이 이뤄지지 않았고 축구문화도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월드컵을 준비하다 보니 무지로 인한 시행착오가 개최 10개 도시에서 줄을 잇고 있습니다 "

지난 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 축구(월드컵) 담당 기자 세미나에서 40여일 앞으로 다가 온 2002 월드컵의 열기가 미약한 원인에 대해 참가자들이 내린 분석이다.부끄럽게도 대구는 월드컵을 개최하지 않았어야 할 도시의 정점에 서 있다.

제31회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이 열린 14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축구장. 대구축구협회 김기진 전무는 텅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대구가 월드컵 개최도시 맞느냐"며 자조섞인 한탄을 했다.

이날 결승을 치른 대구공고와 대신고 응원단과 대회 관계자들을 제외한 순수 축구팬은 수백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전날 준결승에서 대규모로 동원됐던 대구공고 응원단도 자율에 맡긴 탓인지 100명 남짓했다.

바로 옆 야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를 응원하는 8천여명의 관중들이 내뱉는 함성은 축구팬들을 더욱 주눅들게 했다.

14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지훈련장인 수성구민운동장. 지난해 10월 전지훈련 때 시민들이 대표팀의 훈련을 방해한다는 비난이 있었음에도 구경 온 시민들의 대표팀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여전히 부족했다.

운동장 관계자는 "틈만 보이면 잔디 위로 올라 가고 스탠드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등 보기 민망한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대구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몰이해와 무관심은 지난해 프로축구단 창단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이번 월드컵 대구경기 입장권 판매에서도 여지없이 증명되고 있다. 국내 입장권 판매율이 80%를 넘었지만 대구 경기는 5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

20일 한국-코스타리카의 평가전 입장권도 15일 현재 1만여장만이 팔린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월드컵 열기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며 "월드컵을 통해 대구가 세계인들에게 보여지는 만큼 입장권을 강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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