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족들 참사현장 헤매

민항기 추락사고소식이 본격적으로 뉴스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15일 오후 2시쯤, 경남 김해시 지내동 돗대산 정상 부근사고현장엔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산길을 헤집고 몇몇 유족들이 이미 달려와 있었다.

자신의 처와 처남댁이 함께 사고기에 탑승했다는 김규복(60)씨는 비옷을 입고 잔해가 널려 있는 사고현장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처남댁은 생존해있다는데 저의 처를 찾아야죠. 꼭 찾을 수 있을겁니다" 김씨는 침착을 잃지 않으려는듯 구조에 나선군부대 지휘관에게 튕겨져 나가 구조를 기다리는 승객들을 꼭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한 20대 여성은 산 정상부근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현장까지 달려오긴했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이 여성은 가족을 모두 잃었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이 날 오후 부상자들이 입원한 김해 및 부산지역 각 병원에는 생존자를 확인하려는 유족들이 끊이지 않았고 대다수 희생자의 사체가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사망자 신원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못했다. 때문에 유족들은 탑승자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사고 상황실이 마련된 15일 밤 김해시청에도 생사여부를 알 수 없어 애태우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여동생과 누나가 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사공명(56.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어딜 가서 어떻게 찾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비통해했다.

사공씨의 경우, 여행사 직원인 여동생 선자(45)씨가 칠순을 앞둔 누님 란(69)씨를 모시고 중국에 다녀오다 이같은 일을당했다는 것. 당초 함께 갈 계획이었던 사공씨의 또다른 여동생 순자씨는 사정이 있어 여행을 취소했던 것이 그나마 위안.

사공씨는 "사고현장인 산에도 올라가고 병원도 수십곳을 다녔는데 답이 없다"며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최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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