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4월 7일) 밤10시 KBS 2TV에서 꽤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났다. '차인표의 블랙박스'. 차인표라는 인기 탤런트가 MC를 맡았고 첫 회라는 데서 더욱 관심이 갔다. '블랙박스'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은 비행기사고 때 비행내용을 볼 수 있는 기록장치로서, 이 프로그램이 과학적 진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제이알엔이 제작한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과학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가빈발하고 있는데, 이런 미스터리와 기현상을 새로운 접근과 실험, 과학적 검증을 통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고 되어있다. 7일 첫 회의 제목은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14일 제2회의 제목은 '비만과 유전'.
첫 회 방송에서는 다중인격체(多重人格體)의 실상을 보여주었고, 제2회에서는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만(肥滿)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나갔다. 첫 회에서 다중인격으로 고생하는 일본인 환자 한 사람을, 2회에서는 한국의 비만 가족 2가족을 선택, 집중적으로인터뷰했다.
방송에서 비만에 대한 경고를 자주 들어왔지만 이 프로그램에서처럼 다각도의 실험과 과학적 검증을 곁들여 차근차근 해설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일단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와 연구대상자를 직접 방문해 인터뷰를 이끌어내고실험결과를 도표로 보여주면서 편집하는 정성이 돋보인다.
해설 방법이 KBS 1TV의 '∼스페셜' 종류나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다큐멘터리에서와 별로 다를 게 없지만 차인표라는 대형 MC가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차분하고 진지하게 진행하는 데서 새로움과 신뢰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소재에 있어서 보다 폭을 넓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 모두 인체에 관한 것이어서 인체탐험을 하고자 하는 걸로 오인할 수 있다.제목만 봐서는 '차인표의 블랙박스'가 무얼 뜻하는지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많지 않은 사례로써 설명할 때 자칫 시청자들을 오도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미디어모니터회 최영자
(glsarang@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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