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물러간 봄 들녘에 복사꽃이 화사하다. 연초록 물감이 짙어가는 산기슭엔 진달래가 수줍게 피었다. 봄날이 가기전, 시인은 시상에 젖고 싶고 애틋한 산과 들은 그런 시인을 부른다. 독자와 함께라면 더 좋을 봄날, 작지만 소담스런 시회(詩會)가 잇따르고 있다.
'사랑이 내게 그 강/ 건너라고 일러주네/ 강 건너 수양버들은/ 어서 오라 그러네/ 물결은 춤추며 흘러오는데/ 이봄 한때 지저귀는 꾀꼬리는/ 날 버리고 어디 가느냐며…'(서지월 시 '사랑이 내게' 중에서).민족시인 김소월의 시혼을 기리는 대구시인학교(교장 서지월)와 사림시사회의 '진달래산천 시회'가 14일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옥계천에서 열려 자연과 시정에 흠뻑 취한 하루를 보냈다.
50여명의 시인과 독자들이 참석한 이날 시회에서는 '낭만시' 동인인 김세웅.강해림.박이화 시인 등과 권화송.김안려.서하.정경진시인 등이 시낭송과 함께 좌담회를 가졌으며, '우리시 사랑모임'의 최별희.이별리 시인 등도 합세 봄날의 시정을 펼쳤다.
특히 '모닥불'.'잊혀진 계절' 등의 히트가요 작사자 박건호 시인을 초청해 '노래와 나의 인생'이란 주제의 특강을 가진데 이어, 시집 '달과 수은등'의 정태일 시인이 독자와의 대화시간을 가졌고, 윤일현 시인의 섹서폰 연주가 여린 봄 산천을 울렸다.
'그저 먼 발치의 아스라한 눈짓으로/ 이따금 봄기운이 건너오곤 했습니다/ 초록이 기찻길 천리를 다 적시기 전까지는'(이승은의 외대박이 중에서). 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꿈꾸는 무크 '시조 21'(발행인 민병도)은 제2집 발간과 더불어 민족시인 시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독자와 만남을 위한 시낭송회를 20일 오후 5시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목언예원에서 연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이란 주제로 열릴 이번 시낭송회에서는 정완영이 '조국', 최승범이 '부용동', 류상덕이 '나무에게', 민병도가 '겨울 금천', '조동화가''겨울 산에서', 이승은이 '외대박이', 노중석이 '구멍난 벼루', 채천수가 '아름다움에 대하여' 등의 시조를 낭송하며 봄의 시정에 젖는다. 054)371-3544.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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