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노산업 지역경제 새 돌파구

범영남권(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이 '국가나노종합팹센터'의 포항공대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다, 경북대도 '나노부품실용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나노(Nano)산업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13일 대구지역 상공인들은 산업자원부장관과의 간담회(대구상공회의소)에서 산업연구원과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산업기술기반조성 사업' 1순위로 '나노부품실용화센터(총사업비 410억원)'의 건립을 건의했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역의 상공인들조차 더이상 '나노산업'을 비롯한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와 노력없이 지역경제의 회생을 생각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나노기술이란=우리나라 주력 산업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지난 80년대 이후 매 18개월마다 소자의 크기가 2분의1로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곧 16기가DR의 소자가 만들어져야만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탑-다운(Top-Down: 기존 물질을 소형화시키는 것)' 방식으로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나노미터(nm:10 _9) 영역에서 원자와 분자를 제어함으로써(Bottom-Up방식) 기존물질의 특성을 개선, 소재 소자 및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나노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나노기술은 초소량의 재료와 아주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최고의 성능을 나타낼 수 있어 나노기술의 상용화는 기존 마이크로기술(10_6) 시장의 붕괴와 대체를 의미한다.

또 나노기술은 IT(정보기술) BT(생명과학기술) 섬유 기계.금속 의료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세계 선진국들이 나노기술에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나노종합팹'과 '나노부품실용화센터'의 관계=포항공대를 비롯한 전국 6개 기관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나노종합팹(총사업비 1천970억원)'은 나노연구를 위한 초고가의 장비를 설치, 전국의 대학 기업 연구소 등에서 이용하게 하는 공용기기센터다.

따라서 나노연구의 가장 기초적인 기관이다. 결국 '국가나노종합팹'을 유치한 지역이 우리나라 나노산업의 중심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노연구가 경제발전의 핵심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나노소재(KIST 나노소재기술개발센터)를 나노공정(전자부품연구원 나노공정지원센터)을 거쳐 나노소자(포항공대 나노소자개발센터)로 개발해야 가능하다.

특히 나노기술의 상용화는 나노소재와 나노소자를 이용하여 나노부품을 완성할 때만 가능하다. 경북대의 나노부품실용화센터 설립 계획이 성공한다면, 대구와 경북은 우리나라 나노연구의 기초와 실용화를 이끄는 중심지역이 되는 셈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전국의 제조업 평균 비중은 1990년 31%에서 2000년 34.7%로 증가했음에도 불구, 대구는 같은 기간 29.6%에서 24.2%로 오히려 낮아져 전국평균과 무려 10.5%의 격차가 나고 있다. 또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16개 시도중 최하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나노부품실용화센터는 지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대구경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계.금속산업(36%)의 경우 '나노기술'이 접목됨으로써 단숨에 현재의 단순가공과 조립형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능성 식품개발 수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지역의 BT(생물공학기술)분야도 나노기술이 적용됨으로써 한단계 더 높은 BT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된다.

또 메카트로닉스(기계와 전자의 복합) 산업의 최적지가 대구라고 밝힌 국책연구원의 권고에 따라 지역발전 전략을 채택하더라도 나노기술의 응용과 적용은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더욱이 경북대 나노부품실용화센터는 구미, 포항, 경산 등지의 전자.통신.정밀가공.기계 산업클러스트 뿐아니라, 부산 경남 울산의 자동차.정밀화학 산업클러스트까지 지원할 수 있다.

△왜 경북대인가=나노부품실용화센터의 입지로서 경북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적구성 때문이다. 나노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화학 물리 등 기초연구인력과 전기.전자.컴퓨터 및 기계, 생물 농업 등 응용연구 인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종기 교수(경북대 나노과학기술연구단장)는 "IT대BT대NT(나노기술)의 연구인력이 1대1대1로 구성돼 있는 대학은 전국에서 경북대가 유일하다"며 "아마 이같은 인적구성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 5개 단과대학 15개학과 80명의 교수로 발족한 경북대 나노과학기술연구단의 경우 화학, 물리, 공업화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생화학, 미생물, 기초의학(치과 포함)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망라돼 있다. 경북대내 관련 학부와 연구소 등만도 18개에 이른다.

막강한 자체 연구인프라로 무장한 경북대는 또 대구권 다른 대학의 우수한 연구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함께 지녔다. 영남대는 자연대 공과대는 물론 관련 10여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계명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산대 포항공대 금오공대 영남이공대 등도 각각 3~13개까지 관련 기관 및 연구소가 있다

지 교수는 "나노기술은 5~10년후쯤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일부 주장은 오해"라며 "지금도 나노제품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만큼, 나노산업 전략은 기초연구와 상용화 및 인재양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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