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 중간고사 대비와 내신관리

학교 중간고사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고3생쯤 되면 초등학교부터 벌써 12년째 이런저런 시험을 치르다 보니 나름대로는 시험에 대응하는 방법을 갖고 있지만 고3때의 학교 시험은 지금까지와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다르다. 대처하는 자세를 기본부터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올해 대입 전형요강을 살펴보면 정시모집에서 외형상 학생부 반영 비율은 평균 39.42%이고 실질 반영비율은 평균 8.78%이다. 수시모집에서는 대부분 대학들이 외형상 50%이상 학생부를 반영하기 때문에 당락의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특히 고3의 1학기 내신 성적은 2학기 수시모집의 향방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시험 범위가 어디이고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 빤히 알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제대로 준비를 못해 망치기 쉬운 게 학교 시험이다. 내신 성적은 흔히 관심과 성의에 비례한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가운데 예측 가능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고3 담당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효과적인 내신 관리법을 알아본다.

▲중.하위권일수록 내신을 소중히 하라

고3에게 있어서 중간과 기말시험은 내신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교과 내용을 복습하고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는 고교 1, 2학년생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재학생의 경우 학년에 관계없이 내신관리를 잘해야 학교생활이 즐겁고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내신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지만 중.하위권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내신 관리에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중.하위권일수록 내신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능시험에서 몇 문제 더 맞추는 것보다 학교 시험을 조금 더 잘 치르는 것이 훨씬 쉽고 석차도 쑥쑥 오르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고3때의 성적 비중을 가장 높게 반영하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1, 2학년때의 실수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교과서를 정리한 후 문제집을 풀어라

많은 학생들이 시험 공부의 출발점이 되는 교과서와 그 내용을 심화 또는 요약한 노트는 무시하고 문제집 풀이에 치중한다. 이는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다. 학교 시험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서 출제되므로 교과서와 노트를 등한히 하고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다.

먼저 교과서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은 다음 교과 담당 선생님이 평소 강조한 중점 사항을 철저하게 이해한 후에 문제집 풀이를 해야 한다.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 대부분이 교과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하다.

배운 내용 가운데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지 않은 단원이 있다면 급우들에게 물어서 선생님이 중점적으로 강조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해한 후 암기하라

전체 흐름을 먼저 이해하고 세부적으로 암기해야 한다. 시험을 열흘 정도 앞두고 학습계획을 세울 때, 하루에 한 과목을 완전히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를테면 국사 범위가 1∼50쪽 까지라고 할 때 어느날 하루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버리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의 파악과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암기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니 진도가 나갈리 없고 결국은 계획한 분량만큼 공부를 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러다 보면 다른 과목들도 하루하루 뒤로 밀리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 지쳐 포기를 하기가 쉽다.

하루 한 과목씩 떼기보다는 두 세 과목을 동시에 공부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하루 6시간 내내 국사를 볼 것이 아니라 국사, 생물, 사회문화를 각각 2시간씩 나누어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시험범위 내의 핵심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그냥 읽어 나가야 한다. 암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읽으면 진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런 다음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서 같은 요령으로 공부한다.

이런 식으로 전 과목을 훑어보고 난 후 다시 처음부터 반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복해서 읽으면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가 있고 중요한 부분은 표시를 해 뒀다가 시험 전날 외워도 충분하다.

▲요점 위주의 공부를 경계하라

요점과 급소를 따져 얕게 공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학교 시험은 정해진 좁은 범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때로는 시험문제로서의 가치와 객관적 타당성 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도 출제될 수 있다. 시험범위 안의 모든 내용을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약삭빠른 고양이가 밤눈 어둡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우직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내신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소위 '족보'라고 말하는 지난 시험문제를 구하려는 학생들도 많다.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는 것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교들이 여기에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믿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소 공부하던 장소에서 혼자 공부하라

시험 기간 중에 독서실이나 공공 도서관 등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 시험을 망칠 가능성이 높다. 같이 다니다 보면 불안한 마음에 휴식과 잡담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 보면 실질적인 공부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간혹 어려운 과목을 서로 물어본다며 몇 명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학생도 있는데 실제로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있다 보면 공부 외적인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다.

▲낮잠을 자지 말라

많은 학생들이 낮에 자고 밤에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낮에 실컷 자고 나면 밤에는 머리가 오히려 굳어지고 몸도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막상 밤이 되면 학습량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마음은 조급해져서 능률이 잘 오르지 않는다. 다시 자고 새벽에 일어나 학교 갈 때까지 공부를 하면 어떨까 하다가 밤낮 없이 잠만 자는 경우도 적잖다.

낮에 너무 많이 자게 되면 밤낮이 바뀌어 평소의 생활 리듬이 깨어진다. 그렇게 되면 설혹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할지라도 시험 시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어 문제 풀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너무 피곤해 조금이라도 낮잠을 자지 않고 견딜 수 없다면 한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

한두 과목을 못 쳤다고 나머지 과목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최종 성적은 중간, 기말을 합산한 전 과목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내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 대부분에게 어느 한 과목 때문에 나머지를 쉽게 포기해버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특히 하루하루 결과에 매달리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갖는게 중요하다.

▲학부모 유의사항

시험을 치는 학생 자신보다 부모가 더 긴장하고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아무리 신경을 쓰고 애를 써도 시험은 학생의 몫이다. 가능한 한 부모는 모든 것을 학생에게 맡기고 초연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가 간섭이 심하면 학생은 반항하거나 소심해지기가 쉽다.

또한 지나간 시험 결과를 들먹이거나 남과 비교해 수험생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실수에 관대하며 늘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부모 밑에 자신감 있고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나온다.

시험 기간 중에 당일 시험에 대한 결과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나무란다거나 아쉬운 태도를 보이면 학생에게 부담을 주게 되고 결국은 다음날 시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간시험은 대개 4, 5일간 계속 되기 때문에 학생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학생이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글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일신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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