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규선 해외도피 청와대서 권유했나

각종 이권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규선(42)씨가 19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 인사로부터 출국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씨는 이날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이 나를 찾아와 '이만영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만났는데 (당신이) 외국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며 "최 총경은 (내가) 출국금지 돼 있으니 밀항이라도 하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법정 밖에 있던 일부 기자들은 "부산에 배가 준비돼 있다는 말도 들었다. 출금 전날 모 인사로부터 '일단 미국으로 가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최씨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최씨가 출금조치된 게 지난 9일이니까 그의 말에 따르면 최 총경으로부터 이런말을 들은 시점은 9일 이후부터 최 총경이 출국한 14일 사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와대측이 검찰수사가 대통령 3남 김홍걸씨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최씨를 외국으로 보내려 했다는 것이 되며, 홍걸씨가 직간접으로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음을 인정한 셈이 돼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 비서관이 "터무니 없다"며 최씨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등 최씨 주장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비서관은 "지난 11일께 고향후배인 최 총경이 '사정비서관을 만나러 왔는데 자리에 없는 것 같다'며 사무실로 찾아와 잠시 만났다"며 "얼굴이 수척해 보여 안부를 묻는 등 간단한 얘기를 나눴을 뿐 최규선씨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규선씨는 3년전 쯤 국회에서 한번 본 일이 있을 뿐 잘 알지 못하며 이번 문제는 내 업무영역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최씨나 최 총경, 이 비서관 등 3명 중 한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최씨가 자신이 도주할 우려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사실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으며, 최씨 진술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최 총경을 통해 들은 '전언'이어서 최씨가 이 비서관의 발언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 인사가 홍걸씨 보호를 위해 최씨에게 도피를 권유했다는 그의 주장의 진위 여부는 검찰수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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