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아이언 팜

사랑하는 연인을 쫓아 대책없이 바다를 건넌 사내의 좌충우돌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아이언 팜'이 19일 개봉했다.

'아이언 팜(iron palm)'은 뜨거운 모래에 손을 쑤셔넣어 손날의 힘을 단련하는 중국무예 '철사장'의 영어판. 극중 차인표는 김이 솟구치는 밥통을 이용해 아이언 팜을 단련하는 기상천외한 모습을 선보인다.

5년전 혼자 LA로 떠나버린 애인 지니(김윤진 분)를 찾아 미국으로 달려온 남자, 아이언 팜(차인표 분). 연인을 향한 마음을 다스리며 5년의 시간동안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뜨거운 전기밥솥에 손을 담그는 철사장 수련이다.

지니는 소주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고, 미국에서 소주 칵테일 바를 열겠다는 야무진 꿈 하나로 똘똘 뭉친 자유분방하면서도 엉뚱한 여자다(실제 김윤진은 소주 3잔도 채 마시지 못한다).

산넘고, 바다건너서, 밤마다 지니를 찾아다니다 우연히 들어간 LA의 술집에서 드디어 만나게 된 지니. 그러나 그녀는 아이언의 밀어붙이기식 사랑법에 냉담해하고, 아예 잘나가는 교포2세 사업가 애드머럴과 열애중인 참이다.

하지만 지니는 두 남자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한명을 선택하지 못한다. 결국 월수금은 아이언이, 화목토는 애드머럴이 지니와 함께 보내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아이언의 순정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아이언 팜'은 감독 육상효의 말대로 차인표, 김윤진 두 배우의 연기변신을 필승의 흥행수단으로 택한 영화다. 그런데 두 배우의 이 악물고 한 연기변신이 관객에겐 3류 오버액션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할리우드식 로맨틱 코미디같은 분위기를 애써 따라하고 있지만, 엉성한 스토리는 관객의 치를 떨게 만들 수밖에. 어설픈 좌충우돌식 코미디는 허탈한 웃음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관객들의 마음을 아주 '심란하게' 만들 것 같다. '바보들의 행진'도 아니고.

시사회를 보고난 한 네티즌의 글. "참 이런 영화를 돈주고 보지 않길 잘했지. 하늘이 도왔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런 식으로 국산영화가 갈 데까지 가는구나' 생각이 든다면 좀 심한 말일까.

007 영화 캐스팅을 고사하면서 단박에 애국 배우로 떠오른 차인표의 다음번 영화선택이 좀 더 신중하기를 빈다. (물론 영화계에 계속 몸담는다는 가정하에서).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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