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종 민들레 사라진다

우리나라 고유 민들레가 멸종위기에 처했다.외래종 민들레가 강한 번식력으로 고유종 영역을 급속히 잠식, 전통 민들레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돼버린 때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귀화식물인 서양민들레와 붉은씨 서양민들레. 이들 서양민들레는 바람만으로도 번식할 수 있는 반면 고유 민들레는 벌, 나비 등 곤충의 매개로만 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서양 민들레의 번식력에 밀려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김종원 계명대 교수(생물학)는 "이제 고유 민들레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고 겨우 흰민들레와 산민들레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덕이 심한 기후변화도 서양민들레가 고유민들레를 밀어내는 이유가 된다는 것. 김 교수는 "겨울이 물러가기 전 이른 봄에 이상기온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서양민들레는 신속히 꽃을 피워 바람으로 수분을 할 수 있는 반면 고유 민들레는 아직 벌 등 곤충이 날아다니기 전이어서 수분을 할 수 없어 서식지를 내줘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귀화식물로 인한 고유 생태계 교란은 병충해 이상확산 등 2차 교란을 초래할 수 있어 고유 생태계 파괴 우려까지 낳고 있다.

김 교수는 "불특정 귀화식물종에 대한 엄격한 과학적 모니터링과 연구, 관리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지역별 고유 식물종 자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고유 민들레 등의 멸종을 막고, 고유 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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