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축구를 좋아하는 형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상처만 주게 돼 아쉽습니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 회사원 조모(32·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지체장애인 형과 함께 대구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범안삼거리에 이르렀을 때 교통통제 공무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장애인차가 아닌 일반 승용차는 경기장 출입금지라는 것.
조씨는 "장애인이 타고 있으니 경기장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원칙상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불평했다.
결국 조씨는 차를 도로위에 세워두고 형이 탄 무거운 휠체어를 끌고밀며 경기장까지 2.2km를 가야만 했다.
비오듯 흐르는 땀을 훔치며 힘겹게 도착한 경기장이지만 또다른 시련이 이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대구시가 장애인의 날 기념으로 대구월드컵경기장 장애인석 94석 모두를 초청한 장애인들에게 할애, 장애인석 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형은 그냥 돌아가자고 했지만 조씨는 축구경기를 경기장에서 직접 보고싶다는 형의 소원을 위해 일반인 좌석을 사 다시 휠체어를 끌고 경기장 안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조씨는 "자동차가 없는 장애인들도 많은데 무조건 장애인차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원칙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땐 융통성있는 행정도 필요한 것 아니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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