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34.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일검관)씨는 현재 활동중인 대구 유일의 여성 검도 사범이다. 경력 11년에 검도 4단. 작대기 하나만 들면 웬만한 남자 5, 6명은 두렵지 않다. 여자라고 깔보고 덤볐던 남자 유단자들도 기겁을 하고 물러서기 일쑤다.
검도복을 입은 그녀는 뻣뻣해 보이는 체형과 달리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피아노와 검도라니 도무지 어울릴 성 싶지 않지만 예술과 검도는 일맥상통한다고 이 사범은 강조한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예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 검도에 훨씬 빠르게 적응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남자보다 유연성과 박자개념이 뛰어난 여자가 검도에 유리한 이유가 그것이라고 이 사범은 덧붙인다.
대구 최초의 사설 검도장 출신 여성 검사이자 사범인 그녀가 검도를 시작한 이유는 검도가 남녀가 평등한 격투기였기 때문이다.
"다른 격투기는 여자들이 웬만해서는 남자들을 이기기 힘들지만 검도는 달라요. 몸과 몸이 부딪히지 않고 장비(칼)를 쓰는 만큼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 이기는 법이지요". 그녀는 또 검도는 자신의 삶과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이 있는 무도라고 말한다.
이 사범이 근무하는 일검관에는 여자 검사가 특히 많다. 14명. 그 중에 주부 검사들이 8명이다. 초등학생인 아들 손을 잡고 오는 주부 관원들도 많다. 주부 검사 중 4명이 유단자이다. 이 사범은 주부 검사들과 짝을 이뤄 전국 검도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남자 사범들이 흔히 지나치는 부분을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여자니까 여자의 약점을 잘 보완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이 사범은 특히 여성들에게 검도를 권한다.
흔히 여성들이 즐기는 헬스에 비해 지루하지 않고 다른 격투기처럼 다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보호대를 충분히 착용하는 만큼 상처라야 찰과상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인다.
"남자든 여자든 검도를 배우면 어디를 가도 당당해집니다. 몸이 튼튼해지면서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법이니까요". 이 사범은 검도 4단이라 남자들이 지레 겁을 먹은 때문인지 아직 접근하는 남자가 없다며 열없다는 표정으로 씩씩하게 푸념을 쏟아냈다.
조두진기자
주부와 어린이 관원들에게 검도를 지도중인 이은미 사범. 그녀는 '여자가 검도를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라며 덤비는 남자 검사들은 큰코다친다고 경고한다.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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