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무현 어정쩡한 자세

◈검찰이 수사 원칙론만

김대중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김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에 고심하고있다. 당장 김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의혹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김 대통령 세 아들 등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대통령의 아들이라고 특혜를 받아서도 안되지만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된다"며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하고 있으니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수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지면서 노 후보측도 권력형 비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 같다. 당의 대선후보로 공식선출된 이후에도 어정쩡한 자세를 보일 수도 없고, 또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상처를 입을 수 있어 무척 곤혹스런 처지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 후보는 22일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 김 대통령을 찾아가겠다"고 밝혀 이 자리가 김 대통령의 세아들 비리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재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노 후보는 "이런 저런 눈총에도 당의 원로인 김 대통령을 찾아가 예의를 갖추는게 기본적인 도리"라고 밝히면서 단순한 인사치레라고 말했지만 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가장 껄끄러운 아들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돌파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 후보는 그러나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전략을 구사하지는 않고 있다.대선정국이 본격화된다면 김 대통령의 탈당 등을 통한 분리전략이 구체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노 후보측은 일단 지금까지 DJ의 계승자라는 이미지가 '노풍'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

그는 23일 한 라디오방송에서도 "국민들이 김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지만 나에 대한 여론지지도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면서 "이는 나보고 새롭게 잘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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