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결단 임박?

검찰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 문제를 월드컵 이전에 마무리짓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소환시기와 방법의 검토에 착수함에 따라 김 대통령이 이 문제의 수습을 위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아들 문제에 대한 김 대통령의 입장은 침묵이다. 청와대 참모들 역시 한결같이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입을 닫고 있다. 박지원 비서실장이 23일 "청와대와 대통령에 대해 여러가지 요구가 있지만 청와대나 대통령이 검찰에서 조사중인 문제에 대해 말을 하게 되면어떤 방향을 제시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찰수사 결과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침묵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소극적인 대응이 여론의 악화와 민심이반을 불러오고 있으며 김 대통령과 청와대의 도덕적 권위에상처를 입히면서 급속히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청와대 관계자들도 이같은 여론의 비판이 무엇보다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여기에는 김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어 사태는 점점 주워담기 힘든 상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들 사이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대두하기 시작했다. 또 이를 위해 각계로부터 해법을 듣는 등 구체적인 물밑작업에 착수했다는 것도 감지되고 있다.여기에는 홍걸씨의 조기귀국을 추진해 검찰조사를 받게 하는 방안과 홍걸씨의 귀국이 이뤄진다면 이를 전후해 김 대통령이 아들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방안은 홍걸씨의 귀국이 사실 여부를 떠나 그의 범죄행위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이에 따라 여론재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그리고 김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야당으로부터 제2, 제3의 공격을 줄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검토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소극적 대응으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운 국면에 와 있는 만큼 김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포함, 어떤 형태로든 적극적인 타개책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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