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의 달 되짚어 본 호주제

가정의 달 5월에는 마음이 울적한 사람들이 있다. 요즘 결혼한 부부들은 세쌍 중 한쌍꼴로 이혼한다. 이혼한 사람이 재혼했을 경우 자녀 양육에 대한 문제, 사회적 편견을 감당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혼을 했었던 친부(親父)의 성(性)을 따라야만 하는 우리 사회의 호주제이다.

재혼했을 경우 자녀들의 성이 달라 남들에게 알려질까봐 걱정이 앞서고 감수성이 깊은 아이들에게는 정신적 충격을 주지 않을까 여간 고민이 아니다.

MBC는 가정의 달 특집드라마 '난 왜 아빠랑 성(姓)이 달라?'를 오는 5월 1일.2일 밤 9시 55분부터 70분간 1.2부 연속으로 방송한다. 우리 사회의 호주제의 문제점을 생생히 보여준다.

'난 왜 아빠랑 성(姓)이 달라?'는 최창욱 CP가 기획하고 노은정 작가가 대본을 쓰고 연출은 소원영 PD가 한다. 주요 연기자로는 박지영, 이영범, 윤동환, 김용림, 노경주, 그리고 아역으로 박은빈, 장준영 등이 열연한다.

'친양자법'이란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가는 자녀를 양아버지의 친생자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즉 양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고 그 호적에도 입적된다.그러나 친양자 법안이 성균관 유림과 여성계의 팽팽한 대립으로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밝고 건강하게 자라야할 아이들이 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30대 중반의 전업주부 서지연(박지영 분). 7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극심한 대인기피증 및 우울증을 겪었지만 현재 남편 현수의 덕분으로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한때 버림받았던 상처와 아들 영민에 대한 걱정이 웅크리고 있다.

지연의 현 남편인 김현수(이영범 분)는 자상하면서도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 영민을 친자식 이상으로 사랑한다.

전처 소생인 딸 마리를 데리고 재혼했다. 8살인 제영민(장준영 분)은 언제나 '왜'라는 질문을 해대며 누나 마리를 졸졸 따라다닌다. 자신의 이름이 '김영민'이라고 알고 있다.

이들 가족들은 언뜻 행복해 보이지만 남들에게 드러내지 못하는 우울함이 있다. 재혼의 기쁨과 함께 그들에게 찾아온 고민은 뭘까.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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