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걸어가고 있네".
요즘 god의 노래 '길'을 배우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된 길일까? 길을 찾고 걸어가는 이들의 고뇌와 아픔이 전해져 가슴이 아린다. 걷다보면 많은 것을 만나게 된다. 깨달음과 포기 기쁨 등등….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길을 가면서 가끔 내가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하고 묻곤 한다.
삼국지 1편에 나오는 유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유비가 학문을 하러 가는 길에 한 노인을 만난다. 노인은 유비를 마을 입구의 고목 아래로 데려가, 학문보다 더 큰 이치가 여기에 있으니 마음의 귀로 들으라고 한다.
고목이 하는 말을 들으려고 유비는 찬찬히 그 고목을 응시하였다. 수백년은 넘게 보이는 고목인데, 나무의 가지들은 한결 같지 않았다. 어떤 가지는 이미 반쯤이 검게 썩은 잎들로 지저분했고, 어떤 가지는 노랗게 단풍이 든 잎으로 아름다웠다.
고목줄기에서 뻗은 가지와 뿌리에서 새로 돋은 가지의 차이였다. "그래, 바로 저거다!" 깨닫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의젓한 선비가 돌아오리라 기대했던 아들이 돌아오자 놀란 유비의 어머니는 호통을 쳤을 수밖에….
유비는 고목을 보며 느낀 것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 그 고목은 바로 한조(漢朝)였습니다. 나무가 오래되면 높이있는 가지부터 마릅니다. 그리고 땅에 가까워 올수록 살아 있는 것들이 늘지만, 고목의 줄기에서 시작한 가지는 오래지 않아 말라들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뿌리에 의지했으되 땅의 힘을 빌려 새로 돋은 가지는 싱싱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런 가지가 되고 싶습니다. 이미 말라 가는 등걸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땅의 힘을 빌려 새로 돋고 싶습니다…" 뿌리에서 시작하는 다시 길을 찾게 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는 길은 하느님께 깊이 뿌리내리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나아가는 길이 주어져 있다. 때로 순탄하고, 때로는 험난하기도 하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 가를 되뇌이면서 땅에 뿌리를 내려 가지를 키워나가려 한다. "내가 가는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알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멈추지 말고 계속 그 길을 걸어가자. 보이지 않는 길이라해도 놓여져 있는 그 길을 가자. 꿈을 이루어 가는 그 길에서 마침내 웃을 수 있으므로….
이점숙(수녀.가톨릭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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