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상 초유의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탄생한 노무현 후보는 28일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만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않다.
당장 새로 선출된 새 지도부와 적절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다. 71년 이후 두번째인 '대권-당권 분리'라는 정치실험은 그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당내기반이 취약한 노 후보가 7개월반 정도 남은 대통령선거 때까지 사실상 당을 이끌면서 효과적으로 대선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현실적으로 그는 역대 여당 후보 가운데 당 장악력이 가장 취약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권과 당권이 분리돼 있는데다, 경선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당을 노무현 체제로 급속하게 재편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노 후보가 구상하고있는 정계개편 구도 역시 당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잖다. 정계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공감대가 형성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는 그의 본선 경쟁력과 노풍의 위력을 평가하는 첫 시험무대다. 지방선거를 자신이 구상한 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 힘겨루기를 벌여야 하고 영남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장담한 이상 총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영남권가운데 부산 경남지역에서 한 곳이라도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킬 수 있느냐 여부는 본선에서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설정도 그가 극복해야할 과제중의 하나다.
세아들 비리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도 그는 여전히 '김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아 김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한 공언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김 대통령과 일정한 선을 긋지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아직은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서도 김 대통령의 탈당문제가 공론화하고 있고, 세아들의 비리문제가 향후 '노풍'의 상승세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지않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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