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기업체 채용 전망-고용시장 활기 불구 지역은 냉랭

예년보다 훨씬 일찍 더위가 찾아온 것처럼 올해 고용시장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채용인원을 잡을 전망이란 것이다.하지만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은 전반적인 경기활황세에도 불구, 다른 지역만큼의 일자리 증가속도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전국 취업기상도

온라인 리크루팅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최근 매출액 500억원을 초과하는 656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60.8%(399개사)가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다.채용계획을 확정한 399개사의 올해 채용규모는 8만2천392명으로 해당 기업들의 지난해 채용규모 6만9천337명에 비해 19% 늘어났다.

▶유통.교육.외식=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유통업체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은 올해 새롭게 나타나는 전체 일자리의 26%를 차지하는 2만1천102명을 채용한다.

유통업내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을 비롯, 전국적으로 치열한 점포 확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할인점들의 신규채용이 가장 활발하다. 채용규모는 삼성테스코 1천200명, 롯데쇼핑 4천600여명, 신세계 4천400명, 한화유통 2천600명 등이다.학습지와 유아교육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교육부문은 지난해 16개사가 2만여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도 2만5천849명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신규채용이 가장 많은 분야.

대교 7천명, 한솔교육 7천명, 재능교육 4천명, 공문교육연구원 4천명, 아이큰숲 1천명, 웅진닷컴 810명, 몬테소리 800명 등으로 방문교사 채용이 대부분이다.유통업과 함께 신규점포 개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외식.식음료 분야도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는 분야다.한국맥도널드 930명, 동양제과베니건스 450명, 푸드스타TGI프라이데이 400명, 두산BG식품 300명, 한국피자헛 300명 등의 채용계획이 잡혀있다.

▶금융.IT.전자=정보통신과 전기전자, 금융은 상대적으로 대졸 정규직 채용이 많다.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구조조정으로 신규채용이 저조했던 금융부문은 지난해부터 이익이 크게 늘자 올들어 채용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현대카드 300명, 현대캐피탈 200명 이상, 삼성캐피탈 200명 등 이들 업계의 신규채용이 두드러지며 한화증권 150명, 한국투자신탁증권 80명, SK증권 70명 등 증권업계의 채용도 살아나고 있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도 최근에는 대졸자들로 엘리트 영업부대를 구성하고 있다. 주부사원으로 통칭되는 보험사원에 대한 선입관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경기의 가장 큰 수혜업종은 정보통신과 전기전자.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각각 6%, 4% 늘어난 정보통신과 가전분야의 신규채용은 하반기에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LG전자 2천500명, 삼성전자 1천500명, 대우전자 300명, 한국IBM 300명, 삼성SDI 150명, 삼성전기 150명 등의 채용계획이 잡혀있고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이 200명을 뽑는다.

또 SI(시스템) 분야에서도 삼성SDS 500명, LG CNS 700명, SK C&C 350명, 쌍용정보통신 200명 등의 대규모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다.이밖에 현대.기아차, 포항제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대기업들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신규채용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기상도

대구.경북지역 일자리 증가세 역시 유통업이 주도할 전망이며 건설 및 주택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주택.건설업체의 인력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계.전자.자동차부품업체 등 제조업체의 본격적 구인증가세는 하반기 또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 취업전문사이트인 갬콤(www.gemcom.co.kr)에 따르면 할인점 증가와 대구역 민자역사 백화점 완공 예정 등에 따라 유통부문의 인력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또 아파트 분양이 늘어남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상당수 주택.건설업계도 올해 직원채용공고를 낼 것으로 갬콤은 내다봤다.

그러나 제조업체의 경우, 대구인력은행의 설문조사결과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280여곳 가운데 54%가량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 절반정도의 사업장은 여전히 채용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일자리 증가세는 지난 1/4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갬콤의 자체집계결과 1/4분기 대구.경북지역 구인은 6천306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9%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편, 갬콤이 지난 1/4분기 취업사이트를 이용하는 기업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기업신규채용방식은 80.5%가 수시채용방식을 선택했고 정시채용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취업정보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의 취업정보 획득창구도 인터넷으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갬콤이 취업사이트를 이용하는 구직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정도의 구직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채용정보를 주로 얻는다고 대답했고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는 21.7%, 행정기관은11.5% 등이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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