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축구는 과학이다-(6)경기장

한국 축구의 숙원인 월드컵 16강 진출에 경기장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대구 등 전국 10개 도시에 10개의 경기장을 건설했다.

이 가운데 대구, 부산, 인천 등 3군데는 육상 트랙이 깔린 종합경기장 으로, 나머지 7군데는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폴란드(6월 4일 부산), 미국(6월10일 대구), 포르투갈(6월 14 일 인천)과 대결하는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종합경기장에 배정됐다.

이를 놓고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한국팀의 전력상 종합경기장이 유리하다" "홈 구장에서의 응원효과가 떨어져 도움이 안 된다"는 등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있다

대다수가 종합경기장이 불리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우리 대표팀의 체력이 상대 팀에 비해 약하다는 가정 아래 종합경기장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폴란드와 포르투갈은 체력을 앞세운 팀이며, 미국 역시 힘을 바탕으로 하 는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전용경기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피디한 경기 진행을 어렵게 하는 종합경 기장이 체력이 약한 한국팀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90분 축구경기에서 볼이 스톱되는 시간은 평균 13분으로 조사된 적이 있다. 박빙의 경기에서 앞선 팀은 지연 작전의 하나로 볼을 길게 아웃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FIFA가 축구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이러한 지연작전을 막기 위해 볼보이.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한국이 종합경기장에서 체력적으로 도움을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볼보이.걸 시스템이 적용돼 15개의 볼이 경기장에 투입된다. 주심이 1개의 볼로 경기를 시작하고 대기심이 2개의 볼, 12명의 볼보이.걸이 각각 1개의 볼을 가지고 볼이 아웃되었을 때 경기장 안으로 투입한다.

최근 한국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 고 있다. 히딩크로서는 상대적으로 기술이 취약한 우리 선수들에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체력을 강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합경기장이 한국 대표팀에게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kjk744@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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