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홍걸씨 동서 소환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의 동서 황인돈(36)씨에 대한 검찰조사는 최규선씨가 각종 이권 개입 대가로 받은 돈을 홍걸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황씨가 받고 있는 의혹은 최씨 돈을 홍걸씨에게 전달하고 홍걸씨 몫으로 배당된 타이거풀스 주식 1만3천주를 자신이 운영하는 C건설 직원 명의로 차명관리했으며 S건설로부터 사무실을 무상 임대받아 홍걸씨에게 제공했다는 3가지로 요약된다.

검찰은 우선 황씨를 상대로 최씨의 부탁을 받고 현금을 홍걸씨에게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와 타이거풀스 주식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황씨가 변호인을 통해 "최씨가 건네준 종이 쇼핑백을 홍걸씨에게 전달한 적이 있으며 최씨의 부탁으로 타이거풀스 주식을 직원들 명의로 차명 관리해줬을 뿐"이라고 해명한 점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씨의 비서 출신 천호영(38)씨는 검찰에서 "작년 5, 6월 최씨가 쇼핑백에 담아준 돈을 황씨의 사무실로 찾아가 전달했으며, 최씨가 체육복표 사업자선정대가로 받은 타이거풀스 주식을 홍걸씨에게도 나눠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홍걸씨가 귀국할 때마다 서울 강남 N빌딩 4층 황씨가 마련한 사무실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했다는 관련자 진술에 대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중이다.

홍걸씨가 2000년 6월 이후 21차례 이상 국내를 방문, 사실상 S건설측에서 무상으로 임대받은 사무실을 '연락사무소'로 운영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볼 때 황씨가 미국에 거주하면서 대인접촉을 꺼렸던 홍걸씨를 대신해 국내 대리인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검찰의 시각이다.황씨가 전달한 쇼핑백에 현금이 들어 있었고 차명주식의 실소유주가 홍걸씨라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검찰수사는 자연스레 금품 및 주식의 대가성을 규명하는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검찰은 타이거 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 이전인 재작년 11월17일부터 같은달 29일까지 13일간 홍걸씨가 국내에 머물렀고 최씨가 각종이권개입 대가로 금품을 받은 시점을 전후로 수차례 귀국한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최씨가 필요할 때마다 홍걸씨를 불러 '얼굴마담'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이 될 수 있기 때문.

최씨로부터 타이거풀스 주식 3만8천주를 9억원에 매입해줬던 D사 박모 사장이 "작년 5, 6월께 지폐 보안필름 개발사업을 조폐공사와 공동추진할 수 있도록 최씨에게 부탁한 적이 있었고 최씨의 소개로 홍걸씨를 만났다"고 진술한 점도 이런 의혹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결국 황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홍걸씨 조사를 관철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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