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노무현 후보에 대한 기대와 檢證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제16대 대통령후보로 확정됐다. 이제 노 후보는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12월19일의 대통령 선거때까지 이 나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런 만큼 그는 최고 지도자로서 손색없는 국가적 비전과 정책 및 인품을 국민 앞에 내놓고 평가받을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지난 3월9일 시작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5명이 중도 포기한 가운데 후보간의 토론마저 이상하게 변질, 후보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으리란 당초 기대와는 완전히 빗나가는 결과를 빚었다.

그 결과 우리는 노무현 후보가 재선의원에다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했다는 경력만 알고 있을 정도이지 그의 이념과 정책방향 대북(對北) 및 대외 관계에 대한 소신에 대해서는 여전히 극히 낯설다. 그런 만큼 노 후보는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에 진솔하게 답변해야 할 것이다.

사실 노 후보는 과거 재벌 주식 정부매수·노동자 분배, 주한 미군 철수, 보안법폐지 등 과격한 발언을 했었고 이번 경선 과정의 토론에서도 이에 대해 명확한 자기의견을 제시하기보단 얼버무리거나 감정적 반응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은 그의 사상과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비록 그가 27일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통합과 개혁의 정치', '중산층과 서민이 함께 잘 사는 경쟁력 있는 국가'를 주장, 온건 노선을 지향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왔다갔다 하는 발언행태로 보아 노 후보의 진정한 사상적 배경과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는 여전하다

따라서 노무현 후보는 국가의 주요 현안에 대한 그의 지금의 입장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자신에 대한 많은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야 할 것이다.

노 후보는 이와함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의 부정부패를 처벌할 것인지 않을 것인지 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입장을 정리해야할 것이다. 또 노 후보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바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할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인위적인 정계개편에 대한 논란이 이미 일고 있는 만큼 민주적 지도자로서 개혁의 기수임을 자처하는 그가 이에 대한 명분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 후보의 외교, 안보, 남북문제에 대한 소신이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노 후보가 이런 검증을 철저히 거쳐 완벽한 대선후보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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