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킹우먼-주부 공인공개사 최은경씨

주부 공인중개사 최은경(35)씨. 학교 졸업 후 오랫동안 놀다 2년 전 공인중개사가 됐다. 그녀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주부들에게는 참 좋은 직업이라고 자랑한다. 오전9시30분 출근, 오후6시30분 퇴근. 손님과 약속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근무시간 중에도 짬짬이 집안 일을 볼 수 있다. 남녀차별이 없고 수익도 웬만한 남자 월급쟁이보다 나은 편이다. 월 평균 300만원.

"예전에는 집을 사고 파는 일에 여자가 끼어드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요즘은 달라요. 오히려 거친 남성들보다 세심한 여성이 유리한 면이 많아요. 꼼꼼한 만큼 실수하는 경우가 드무니까요".

최씨는 공인중개사가 되기 전 이상이 너무 큰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평가한다. 자기 실력은 가늠하지 않고 '높은 곳'만 바라보느라 직장을 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갖가지 자기 약점을 사회적 여성차별로 오인하고 비판도 했다. 그런 이유로 오랫동안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다.

"자기 자신을 잘 살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과 자신을 냉정하게 비교해 보아야 해요". 최씨는 정확한 자기 평가를 내리자 도전해볼 만한 일, 해보고 싶은 일이 따로 보였다고 말한다.

차분한 성격에 낮은 목소리를 가진 최씨는 공인중개사는 첫째도 둘째도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를 믿고 부동산 거래를 하는 분들에게 손해를 입히면 안되죠. 액수가 큰 거래인 만큼 중개사의 설득에 마지못해 고객이 마음을 움직이면 나중에 후회를 합니다.

합리적인 거래가 되도록 하는 게 공인중개사의 임무죠". 그녀는 나이든 고객 중엔 아직 여성 공인중개사라면 왠지 미심쩍은 듯한 표정을 짓는 분들이 있다며 '걱정 마시고 맡겨 주세요'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세월이 변한 탓이겠지만 남편들도 돈 잘 버는 아내를 좋아하죠". 최씨는 평범한 주부라도 6개월쯤 학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하기 싫은 일을 제일 먼저 해치우는 버릇을 가지면 좋다고 덧붙인다. 그러면 남은 하루가 경쾌해진다고 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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