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안강읍 단감재배 농민들에게는 잔인한 달이다. 때아닌 서리가 세차례나 덮쳐 한해 농사를 망쳤기 때문. 풍년을 구가하던 어래산 밑 농민들은 하루 아침에 부농의 꿈이 깨진 채 시름에 잠겨 있다.
단감에서 해마다 40억원이 넘는 농가소득을 올렸으나 올해는 생육에 치명적인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농가마다 단감재배 면적의 30~80%나 생장 장애 피해를 입어 올해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단감피해를 낸 터라 경북도와 경주시가 정밀피해 조사작업에 나섰지만 단감을 주업으로 하는 농민들은 "18년만에 처음 있는 큰 재해여서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며 일손을 놓고 있다.
박광조(57.경주시 안강읍 근계리)씨는 "단감밭 1천여평에 서리가 덮쳐 80% 이상의 피해를 가져와 생계가 암담하다"고 말했고 추한동(55)씨는 "단감 2천평이 서리로 꽃눈이 말라 죽어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발을 굴렀다.
안강단감은 따뜻한 날씨때문에 3월하순에서 4월초순 사이에 꽃순이 2∼3cm 가량 피기 시작, 올해는 풍작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행정당국이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한 보상과 지원을 위해 이달 말까지 필지별로 정밀조사에 나섰지만 농민들은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이 이뤄질지 의문스러워 하고 있다.
보상기준이 일반 작물처럼 비료대와 종자대.농약대 등 직접 지원은 거의 없고 간접지원마저 30∼50%, 50∼80%, 80% 이상의 3단계로 나눠진데다 학자금지원과 생계지원등이 세분화돼 보상금의 현실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각종 영농자금 상환과 생계비가 걱정스러울 뿐이다.재배면적 자료도 경주시와 안강읍 사무소, 단감 작목반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 재해대책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서리피해가 극심한 안강읍내 전체 400여농가 172ha 면적 중 200농가 126ha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할 경우 피해금액은 줄잡아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 500평에서 최고 6천평의 단감 재배농들은 "18년전 4, 5월 서리로 농작물 피해가 컸지만 단감이 치명적인 서리 피해를 입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망연자실해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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