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르펜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1일 노동절을 맞아 프랑스 노동계 등 르펜 반대자와 지지자들이 동시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치안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함께 르펜과 오스트리아의 외르크 하이더 전 자유당 당수가 유럽내 극우정당들의 범유럽 공동전선 구축을 제안해 주목되고 있다.
◇노동절 시위 비상=다음달 5일 프랑스 대선 2차투표를 앞두고 반 르펜과 친 르펜 두 진영의 기세 싸움 양상을 띠고 있는 1일 시위에는 지난 94년 이후 최대규모인 25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됐다.
파리 경찰국은 이날 두 시위대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배치키로 했으며 두 시위대의 시위 장소와 시간을 따로 배정했다.
이에 따라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샤틀레광장에서 오페라까지 시위를 벌이며 반 르펜 시위대는 오후 2시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시위를 시작해 나시옹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1차 대선 투표가 치러진 지난 21일 이후 프랑스에는 반 르펜 시위가 계속돼 29일에도 파리에서 4만여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전국적으로 30여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반 르펜 시위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부활절 휴가가 끝난뒤 첫 개강일인 이날 상당수가 학교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채 시위를 계속했다.
◇유럽 극우파 공동전선 추진=프랑스의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와 오스트리아의 외르크 하이더 전 자유당 당수는 29일 오는 2004년 유럽의회 선거에 대비한 극우정당 연합전선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이더는 이날 오스트리아 주간 '프로필'과의 인터뷰에서 "극우파의 공동 선거강령이 필요하다"면서 "브뤼셀(유럽연합)의 관료주의적 어리석음에 대한 대항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각국에서 명망가들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면서 "특히 덴마크, 네덜란드, 이탈리아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르펜이 지나치게 '인종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르펜과의 제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르펜 당수도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더를 '반 사회주의 마법사'라고 칭찬하면서 그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하이더와 르펜의 제안에 대해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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