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최총경 美서 유유한 '골프 행각'

최규선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경찰청 전 특수수사과장 최성규(崔成奎)씨가 지난달 25일 LA근교 골프장에서 김대중 대통령 셋째 아들 홍걸씨와 골프를 친 사실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이들의 눈에는 성난 민심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국가 기강을 무너뜨린 게이트의 핵심인물이 유유히 라운딩 하는 모습에 무기력한 검찰수사를 개탄하면서 분노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 사건에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이 없다면 과연 최씨가 이처럼 유유자적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감마저 갖게 된다. 사실 최씨의 도피 경로를 추적해보면 미스터리 그 자체다.

최씨가 뉴욕에 도착하기 전부터 현지주재 한국영사가 미 이민귀화국(INS)에 최씨 면담을 요청했지만 공항 당국이 이를 거부한 것부터가 이상했다. 더구나 우리측이 미국 인터폴에 최씨의 소재 파악 및 검거요청을 했는데도 미 당국이 행적 통보조차 해주지 않은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씨의 입국 당시 30분이상이 걸리는 상세 입국 심사를 통해 행선지와 체류지에 관한 정보를 파악했을 미국측이 이처럼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부터가 납득이 안간다는 것이다. 미국측은 99년 체결된 한미간의 범죄자 인도협정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최씨를 비호할 이유가 어디 있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최씨는 출국후 뻔뻔스럽게도 직속 상사에게 전화를 하는 등 출국당시부터 그의 도피에는 단순도피자로 보기에는 이상한 미스터리가 많았다. 더구나 홍콩→인도네시아→미국으로 신출귀몰하게 빠져 달아나는 그의 행각에는 그야말로 '당국'의 협조 없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최성규씨의 미국행에는 보이지 않는 모측의 힘이 작용, '최씨가 홍걸씨와 만나 최규선씨 관련 대책을 협의하고 어쩌면 다른 더 큰 일에 대해 논의토록 했다'는 일부 항간의 추측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어쨌든 한시바삐 최씨 신병을 확보, 최규선게이트의 전모를 밝힘으로써 진상을 규명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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