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생활속의 자원봉사 본받았으면...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연중 행사중의 하나인 워크아메리카(Walk America)에 참석했다.

4월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6마일 (9.6km)을 걷는 행사다. 각 직장별로 팀을 구성하여 제각기 유니폼을 입고 걷기대회에 참석하는데 전국적으로 2만4천개가 넘는 기관들,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걷기대회와 모금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거기엔 미 정부를 비롯해 각 주들, 여러 단체와 민영회사들도 참여한다.

1970년에 시작된 이 운동은 8명중 1명 꼴로 태어나는 미숙아와 그 중 50%를 차지하는 선천적 기형(Birth Defect) 아기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너무 일찍, 작은 무게로 태어나 그중 반이 한 살 생일을 못넘기고 죽거나 평생 장애와 기형으로 살아야 하는 아기, 산모들을 위한 병의 예방과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 치료비 (작년 한해에만 3천300만달러=한화 약 4천300억원이 쓰여졌다)를 모금한다.

'10센트의 행진(March of Dimes)'이라고도 불리는 이 행사는 4월 한달 동안 10센트짜리 동전을 모으고 또 여러 회사와 개인에게 모금활동을 장려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유치원에서는 동전 그래프 시합을 하여 동전 숫자에 따라 그래프가 가장 높이 올라간 반을 뽑는데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이 참여한다.

제일 높이 올라간 반에게 피자 파티를 열어주며, 제일 많이 기부금을 낸 부모는 1주일 유치원비(약 25만원)가 면제된다. 그외 모금을 장려하기 위하여 청바지를 입고 출근할 때마다 1달러씩 기부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우리 유치원에서는 약 2천달러 정도를 모금했다.

또 본부에서는 100달러 이상, 200달러 이상, 500달러 이상, 3천달러 이상 모금한 사람 중에서 추첨을 통하여 푸짐한 상품까지 마련하고 있으며, 또 1달러, 5달러 짜리 신발 사진을 사고 기부자 이름을 적어 벽에 전시를 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모금을 한다.

소비자 설문조사에 의하면 제품의 질이 같을 때에는 이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사의 물건을 사겠다는 대답이 70 %라고 한다.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이웃과 함께 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각 회사에서 홍보용 물품들을 제공하며 각 구비마다 참가 회사에서 마련한 음료수, 과일 등 대접을 받으며 장애인, 유모차를 끄는 부부, 유치원 아이들까지 참석하는 온 국민의 2시간, 6마일의 걷기대회가 질서있게 행하여졌다.

곳곳에 간이용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고 또한 애완견을 위한 음료와 간식까지 준비된 부스가 있음을 보고(개사료 회사에서 제공) 자본주의와 개들의 천국, 미국의 일면을 실감하였다. 미국에서는 기부금과 자원봉사자들이 정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 곳곳의 필요를 채워 나가는 것을 자주 볼 수있다.

이정이(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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