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덕 대중문화 엿보기-노처녀 스타 왜 많나

요즈음 세간에 돌고 있는 사랑의 결말에 대한 유머다. 머리 좋은 남자와 머리 나쁜 여자의 만남은 임신. 머리 좋은 남녀가 만나면 로맨스. 둘 다 머리 나쁘면 결혼. 머리 나쁜 남자와 머리 좋은 여자의 애정은 불륜.

여자 스타는 머리가 좋아서일까. 서른을 훌쩍 넘긴 스타 노처녀가 수두룩하다. 심은하는 데뷔 초기부터 결혼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큰 스캔들 후 지금은 잠잠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철통같은 매니저의 통제 아래 외부와 접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스타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괜찮은 남자들이 용기조차 내지 않아서다. 그래서다. 밀폐된 공간의 술집 사장이 불륜의 상대가 되기도 하고, 매일을 부대끼는로드 매니저와 동거를 하는 경우도 잦다.

남자 스타 또한 매니저가 일상의 대부분을 관리한다. 탤런트 최상학은 매니저가 없으면 화장실에도 못 갈 정도다. 지금은 연기자로서 변신을 모색하는 김국진과 매니저와의 관계는 주변 사람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고, 이용식의 매니저는 20년이 넘는 형제 이상이다.

대학교수 출신인황수관의 매니저는 지방 강연 스케줄 담당, 출판 담당 등으로 두 세 명이 넘는다. 그러나 틈새는 있는 법. 남자 스타들에게는 청혼하는용감한(?) 여자들이 많다. 남희석이나 컨츄리 꼬꼬의 탁재훈이 대표적이다.

하기는 여자 스타는 결혼도 어렵지만 유지도 쉽지 않다. 처녀시절에는 코디네이터가 옷을 챙기고, 메이컵 담당이 화장을, 로드 매니저가 스케줄에 따라 모셔주고, 나머지 필요한 모든 일들은 기획사에서 해결해 준다.

하지만 결혼 후 이런 생활이 쉽지 않다. 게다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배우자나 시댁과의 정서적 마찰도 크다. 그래서일까. 처녀 스타는 같은 남자 연예인을 일등 신랑감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연예산업이 경제적 여유와 사회적 인정을 받으면서 더욱 그러하다.

차인표는 데뷔시절 이혼한 과거로 큰 어려움을 맞았다. 이때 그를 자신의 남편 감으로 당당하게 공개한 이는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신애라.이후부터 차인표의 과거는 묻혀졌다. 무명의 김승우와 결혼했던 스타 이미연. 김승우는 결혼으로 주목받았고 캐스팅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하녀와 결혼하여 딸 하나를 두었던 데카르트는 말년에 이상적인 배우자상인 스물 둘을 갓 넘긴 스웨덴 여왕을 만났지만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그리고 탄식했다. "젊은 시절 용기를 지녔어야 했는데…".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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