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현 프랑스 대통령과 장 마리 르펜 국민 전선 당수가 한판 승부를 치르게 될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오는 5일로 다가왔다.
먼 나라인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결선에 당연히 진출할 것으로 믿었던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의 1차 선거 탈락과 극우파 르펜 후보의 전격적인 등장 때문이다. 지난 21일 1차 투표 전까지조스팽 총리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시라크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예상하며 엎치락뒤치락 선두를 다투었다. 그러나 결과는 엉뚱했다.
시라크와 함께 여론의 주목을 받던 좌파 조스팽은 3위로 예선 탈락했고 각종 여론 조사에서 비껴 서 있던 르펜이 예상을 뒤엎고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프랑스의 언론과 여론 조사는 이번 선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라크와 조스팽의 대결로 일관했다.
프랑스의 소프레스, IPSOS, CSA, BVA 등 쟁쟁한 여론조사기관 중 어느 곳도 르펜 국민전선(FN) 당수의 2차 투표 진출과 조스팽 총리의 1차 투표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르펜 비판 세력들은 여론조사기관들이 르펜 당수의 2차 투표 진출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했더라면 견제 심리를 발동시켜 프랑스 제5공화국 사상 최대의 정치이변으로 불리는 르펜 돌풍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느 나라든 여론조사는 선거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비평가들은 프랑스의 경우 투표 전 언론을 통해 발표된 지지율 조사결과가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안도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기권율을 높였고 이 결과 르펜 후보가 승리의 길로 비집고 들어설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에서는 지금 여론조사 무용론마저 일고 있다. 지난 1995년 대선과 97년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엉뚱한 예측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여론조사기관들은 유권자의 위선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신이 우파 지지자임에도 진보적 성향으로 비쳐지는 좌파라고 거짓 응답하고 실제 투표에서는 우파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노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30, 40대 층은 이 좌파적 성향의 '노풍'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지금까지의 무관심과 달리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결정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30,40대들이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결과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도 좌파 성향의 후보에 한표를 던질지가 관심사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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